[앵커]
1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어낸 단원고 생존 학생들은 이제 고 3이 됐습니다. 생존 학생을 만났는데요, 가슴 속 깊이 담아둔 속마음을 들었습니다. 부모님의 허락을 얻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 학생의 이름은 가명으로 했습니다.
백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안산 단원고에도 벚꽃이 활짝 폈습니다.
이제 3학년이 된 생존학생 박정연 양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속마음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박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객실에) 물이 들어오고 나서는 불도 다 꺼지고 (나가라는) 안내방송도 없고요. 방에는 물이 들어와서 캐비닛이 무너져 그 사이에서 부딪혔어요.]
몸도 마음도 상처는 깊어만 갑니다.
[박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허리 디스크라고 했고 골반이 틀어졌다고 그랬어요. 계속 물리치료 받고 지금은 정신과도 다니고요. 잠은 점점 더 못 자는 것 같아요.]
정연 양은 가수의 꿈을 꿨던 단짝 친구를 떠나보냈습니다. 차라리 꿈이였으면, 지금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박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다른 반이었는데 (매일 만나) 수다 떨고 그랬어요. OO는 그 자체로도 너무 소중했고 옆에 없는 걸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작년) 12월이 지나면 한 살을 더 먹잖아요. 2014년이 가기 전에 OO한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다가 확….]
함부로 내뱉는 말에 아픔은 커집니다.
[박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일베처럼 무턱대고 욕은 안 했으면 좋겠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마지막 말은 간절함과 단호함이 함께 묻어납니다.
[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평생 죽을 때까지 상처는 아물지 않을걸요. 그러니 '지겹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정연(가명)/단원고 생존 학생 : 또 시행령도 그렇고 선체 인양도 그렇고 (잘 됐으면 좋겠고)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나라에서 밝혀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