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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팽목마을 목사..."이제 할 수 있는 건"

입력 2024-04-18 11:32 수정 2024-04-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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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게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작은 시골 마을이 있습니다. 전남 진도군 팽목마을입니다. 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할 때 이 평화롭던 마을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주민들은 각자 생필품을 싸 들고 달려와 자식 떠오르길 기다리며 노숙하는 엄마·아빠를 도왔습니다. 참담한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여전히 바다만 봐도 눈물을 흘리는 목사의 기도, "그만 좀 하라"는 어르신들을 설득하며 유족들의 공간을 지켜온 팽목마을 이장의 모습을 [지금 이 뉴스]에서 만나보시죠.


팽목항에서 차로 3분 거리에 50세대도 안 되는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세월호가 기울면서 이 마을도 뒤집혔습니다.

가족들이 체육관에서, 부두에서 노숙하고 있다는 소리에 주민들은 집히는 대로 생필품을 주워들고 달려갔습니다.

마을 하나뿐인 교회, 김성욱 목사도 그랬습니다.

[김성욱/팽목마을 목사 : 맨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바로 이 자리에 있었어요. 한마디로 다 죽어가는 핏기 없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저 바닷가에 바로 내려가 빠져 죽겠다고 하는 그런 사람들도 있었고.]

10개월 동안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봉사했습니다.

[김성욱/팽목마을 목사 : 가족들은 빈 몸으로 달려왔고, 그런 상황을 화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모습…. 그것이, 아…. 그것이 잊히지 않아요.]

원치 않게 비극에 휘말린 게 달갑지 않은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추모시설을 보는 시선도 점점 차가워졌습니다.

[임남곤/팽목마을 이장 : 빨리 치워야 한다고 그런 말도 하고, 왜 안 나가냐고 자꾸 자꾸 그런 말이 많았죠.]

그럴 때는 팽목리 임남곤 이장이 나섰습니다.

[임남곤/팽목마을 이장 : 입장을 조금만 바꿔놓고 생각을 합시다. 사고라는 건 언제든지 내 주위에서 날 수 있기 때문에. 꼭 내가 아니라 내 자식들, 손자 이렇게 자식 키우는 사람들이니까. 내가 만약에 (그런 상황이) 됐을 때 나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

이장과 목사는 지금도 추모 구조물이 설치된 방파제를 수시로 걷고 낡은 부분이 보이면 정비합니다.

바다만 봐도 눈물을 흘리는 목사는 매일같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김성욱/팽목마을 목사 : 그들의 영혼을 주께서 위로하여 주시고, 다시는 그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아니하도록....]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준택
편집 :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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