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완구 총리는 성완종전경남기업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이 총리는 부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JTBC 취재팀은 이완구 총리의 최근 정치자금 내역을 추적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총리 지역구의 현직 군의원이 이 총리에게 차명으로 후원금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는데요. 차명 후원금은 불법입니다.
박현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2014년 이완구 총리의 300만 원 이상 후원자 명단입니다.
지난 2년간 권모 씨는 총 1000만 원을 후원한 걸로 나타납니다.
이완구 총리가 재선거에 나섰던 2013년 4월,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난 후인 2014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최고 한도액인 500만 원씩 냈습니다.
그런데 이 후원금을 실제 낸 사람은 권 씨가 아닌 현직 청양군의회 김모 의원이었습니다.
[권씨 측근 : 김OO이가 청양에 군의원으로 나와야 하는데, 새누리당을 타야 하니까 자기 이름으로 후원금 내놓고 자기가 공천받으면 모양새가 안 좋잖아요.]
김 의원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임원 권씨를 통해 이 총리에게 후원금을 건넸다는 겁니다.
김 의원은 남들의 눈을 생각해 차명으로 후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모 의원/충남 청양군의회 : (이름을 왜 권 대표로 하신 거예요?) 저는 정치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러니까 우리 회사에서 내준 거예요. 내가 이 회사 사장이니까.]
그러면서 권 씨에게 부탁한 정황까지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김모 의원/충남 청양군의회 : 우리 권 대표한테 이렇게 좀 도와주라고 했어. 회사에서 입금해준 거예요. 회사에서.]
후원금을 받은 이 총리 측도 차명 후원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김모 의원/충남 청양군의원 : (총리가 알 수 있나요? 의원님께서 도와주셨다는 거를?) 그거를 내가 얘기했지. 제가 한다고. 당사무실 직원들이 총리한테 얘기했겠지.]
현행법상 차명이나 법인 후원금은 모두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합니다.
김 의원을 대신해 후원금을 낸 권 씨는 "김 의원의 부탁을 받아서 한 건 사실이지만 회삿돈이 아닌 개인돈으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권 씨 스스로 이 총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밝혀 회삿돈으로 김 의원 대신 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