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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제보자 인터뷰] ⑨ '공무원 출장비 비리' 내부 고발자 이재일 씨

입력 2015-12-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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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슴 아프게 와 닿았던 건 (제보 이후) 공부를 잘못 배웠다, 교수님한테 무얼 배웠느냐(고 물었던 사람들)"
이재일 / 공무원 출장비 비리 내부 고발자

Q. 입사하시고 제보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점을 느꼈는지?

공학 분야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학교에 학습방법이 교재식이다보니까 그 문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만 있었던 건 아니거든요. 학교를 다닐 때도 교수님께서 학생들 인건비에 대해서는 굉장히 뭐라고 해야 될까요. 권한을 많이 가지고 계셨어요. 그래서 그것만 따로 관리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제가 그 국가 프로젝트를 하거나 BK21 그런 프로젝트 들어가게 되면 그 친구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교수님이 더 많은 혜택을 보시게 되는 거죠.

그런 것들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해서 사회에 나가면 내가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공부를 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꿈의 직장, 특히 유수의 박사님들이 계시는 그런 직장 연구를 하는 그런 기쁨과 동시에 또 다가왔던 건 이건 다르지 않구나 라는 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국책연구기관은 국책 연구비 자체가 세금이잖아요. 그 점에서는 되게 부당하다고 느꼈습니다.

Q. 어떤 반응이 돌아왔나요, 문제 제기를 했을 때?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고 그리고 정말 가슴 아프게 와 닿았던 건 공부를 잘못 배웠다, 교수님하고 교수님한테 무얼 배웠느냐 저희 교수님도 굉장히 힘드셨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면 학계가 좁기 때문에 다 아시잖아요. 교수님한테 직접 전화해서 항의를 하시는 분이 계실정도로 그런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Q. 내부에 먼저 말씀드린 이후에 어떤 일이 전개가 됐는지?

내부에 감사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있어서 바로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라고 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셨던 그 눈빛이 기억이 납니다. 왜냐면 감사역이라고 하지만 계속 감사관이 순환직이셨을 테니까, 당황스러워 하시면서 그럼 고쳐야지, 그때는 순순히 말씀해주셨어요. 그러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에 공문을 띄우십니다. 전체 공문을 띄우시는데 모모 부서에 이재일이라는 사람이 허위출장비 건으로 감사를 요청했기 때문에 다음 주 일주일 내내 특별감사를 할 예정입니다, 라고 준비를 잘 하라는 식의 공문을 띄우게 됩니다. 그 일로 인해서 제가 어떤 신고를 했는지 어떤 부당함을 느꼈는지를 너무나 만천하에 알리게 된 계기가 있었죠.

Q. 어떤 압력이 있었나요?

흔하게 물론 그분들은 장난삼아 이야기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밤길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듣죠. 밤길 조심해라 그 다음에 집에서 연구원이 멀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다녔는데 차타고 갈 때 네가 무사할 것 같으냐 왜냐면 주차를 해놓으면 그 차에 뭘 어떻게 할지를 모르잖아요. 그런 식도 그렇고 너만 그렇게 잘나서 이게 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너만 잘나서 이야기한 게 아니다 다들 그렇게 하라니깐 한 것인데 너만 잘났느냐. (보직도 옮겼잖아요)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분들도 최선을 다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저를 자를 순 없겠고, 그렇다고 해서 저하고 일을 하고 싶진 않고 그래서 저를 제가 건축시공분야인데요 저를 건축 환경으로 전보를 보냈습니다. 네 거기서도 할 일이 없었죠. (일을 아예 안 준건가요?) 네, 일을 줄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복사를 한다거나 청소를 한다거나. (퇴사하실 때까지 얼마나 그렇게 생활하신 거죠?) 1년입니다.

Q. 견딘 이유가 있으세요?

믿는 거죠. 언젠가는 바뀔 것이라고 믿는 거죠. 어떻게 보면 그런 마음도 있었던 거 같아요. 내가 이걸 다 겪었기 때문에 내가 나가더라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되는 건 봐야겠다. 그런 마음도 있었던 거 같아요. (후회하시나요.) 후회를 안 한다고 하면 그건 어떻게 보면 정해진 거짓말일 것 같아요. 후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볼걸. 이런 미련 당연히 남죠. 그런데 그거 하나는 확실한 것 같아요. 그 당시 돌아가서 똑같은 상황이 되면, 그렇게 내 목소리를 내겠느냐 했을 때 그땐 낼 겁니다. 낼 것 같아요. 그러나 방법은 달리 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한국사회, 조직에서 어떤 게 바뀌었으면 하는지?

바람이라고 한다면 아직 외람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직 많이 알지 못 하기 때문에 우선은 공익제보자라는 말 자체가 우리한테 내부고발자보다 많이 완화되기는 했습니다만, 그 제보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그 네거티브한 분위기가 사람들을 많이 위축시키는 것 같아요. 그분들은 사실 그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을 오픈했을 뿐이거든요. 네. 그도 더도 덜도 아닌 정보화 역할을 할뿐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기 보다는 그분들이 아 사실 전달을 해주는 사람이구나. 그 정도로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직은 우리 사회가 그분들에 대해서 포용을 잘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시는 경우가 있어요. 한 2~3년 정도는 많이 고생들을 하시거든요. 주변에 보면.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힘이 생기고 능력이 생긴다고 하면 그분들을 생활 구제할 수 있는 구조기금 설립에 애를 쓰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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