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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제보자 인터뷰] ② '민간인 불법 사찰'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

입력 2015-12-31 17:48 수정 2015-12-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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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한테 진실을 알리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응당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져야 개선된다, 결심을 했습니다."
장진수 전 주무관 / 민간인 사찰 내부 고발자

"제가 2007년부터 감찰 국무총리실 암행감찰관이라고 하는데 2007년부터 국무총리실 암행감찰관에서 일하게 되었죠. 아무래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한 게 좋게 평가 받아서 그렇게 스카웃이 되었다, 이런 개념으로 전 뿌듯했었죠. 그때는. 공직 내부의 비리를 감시를 하고, 적발이 되면 그것을 개선하고, 처벌도 하고. 그런 업무가 주 업무죠. 공직자의 비리 척결. 내부 정화 기능이라고 하죠. 공직사회에서는. 2008년에 정권이 바뀌었죠. 참여정부에서 MB정부로 바뀌면서 이 암행감찰관을 없앴어요. 그 국무총리실에서 암행감찰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새 정부에서는. 없다 해서 없앴는데, 이게 다시 5개월 만에 다시 부활 되었거든요. 5개월 만에 다시 부활한 이유가 규정에는 똑같이 공직자에 대한 비리 감찰이 주 업무였어요. 제도개선도 하고 주 업무였는데, 실제 하는 일은 물론 그 일도 하지만 정권에서 지시를 받아서 누구 감시를 해오라든지 이런 일들이 더 활성화 되어서 벌어졌던 그런 상황입니다."

Q. 왜 제보하게 됐나

응당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이것은 개선되지 않는다. 그리고 제가 지시를 받아서 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이 이뤄졌거든요. 어쨌든 그것은 제 항변을 떠나서 일정부분 제가 어쨌든 잘못했구나, 그럼 내 잘못까지 국민들한테 알리고 이런, 이런 일도 했다고 알리면서 일말 좀 용서가 된다면 그렇게라도 사죄하고 싶었고.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떳떳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2012년 3월에 폭로하게 된 거죠.

Q. 공직자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제보?

네, 공직자로서의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했고요. 폭로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 사건 발생하고 검찰수사 받고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고. 여러 가지 고민도 했었지만 결론은 그렇게 내렸죠. 이걸 폭로하는 게 맞다. 이걸 묻어두고 갈 수 없다. 정권 권력자들이 사찰을 하고 증거인멸을 했는데. 이대로 가면 그걸 다 제가 한 거예요 그냥. 제가 주범이었으니까 검찰 수사결과에는. 그러니까 가만히 있으면 뭐 뒤에 생계가 좀 나아질는지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이대로 범죄자, 주범자로 살아갈 수는 없다, 이걸 나중에 우리 애들이 커서 알게 되어도 큰 문제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애들한테 이런 아빠로 남아서도 안 되겠고. 공무원으로서 국민들한테 진실을 알리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응당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져야 개선된다, 이렇게 생각해서 결심을 확고하게 하게 되었죠.

Q. 제보 할 때 겁나지 않았나?

겁 굉장히 났죠. 그 주변 지인 몇 분하고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틀어 놓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 진실을 다 틀어놨는데 널 어떻게 하겠느냐. 네가 안고 있으면 그게 위험한 거다. 지금도 그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혼자 비밀을 안고 있으면, 제가 제거되면 그 비밀은 이제 이 세상에 틀어놓을 사람이 없어지는 거죠. 근데 이미 틀어놨기 때문에 제거할 의미가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해서 오히려 비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게 안전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공직에) 몸담기 힘들고, 또 다른 보복이 있을 수 있고 하니까 막연하게 두렵죠. 그리고 길 가다가 뒤도 보고. 혹시나 뭐 어떻게 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버릇이 지금도 있어요, 가끔씩. 사람이 많이 않은 길을 갈 때는 지금도 이렇게 좀 보게 되죠. 뒤를 보게 되고.

Q. 제보로 인해 어떤 변화 이끌어낸 것 같나?

아무래도 국민들이 제가 폭로하게 됨으로써 경각심은 많이 가졌죠.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되고, 아 권력자들이 이렇게 할 수 있구나, 경각심을 갖게 되고. 공무원들도 아 저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 가지고 있고 지금은 그런 일은 벌이지 않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확인은 못했지만. 기대하고 있고. 제 스스로는 국민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조직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진실을 그대로 알 권리가 있는데 그런 걸 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이걸 함으로써 저도 잘 몰랐던 사회문제를 많이 관심을 갖게 되었죠.

Q. 어떤 점 개선되었으면 하나?

모든 사건이 그렇듯이 한번 이슈가 되었다가 또 사그러들고 잊혀져가고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내부 고발하신 분들 굉장히 크게 용기를 평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앞으로 점차 그렇게 될 거라 보고요. 정부, 정치권에서 좀 더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 제보자들이 소송을 통해서 구제받아서 본직 복직한다, 그러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상당 수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어떤 보장. 이런 부분을 좀 정치적 구호나 이런 게 아니고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확실히 만들어줘야 한다. 책임의식을 갖고 이분들이. 그렇지 않으면, 저도 마찬가지고. 이런 소송이나 뭐 법원에서 구제 받은 것도 아니고 선처가 이뤄진 것도 아니거든요. 결국 이런 메시지들은 다.

'너희들도 장진수처럼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이런 메시지가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힘 있는 정치권에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많은 힘을 써주셔야 합니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지금 아직도 제 이후로 공직자들이 내부 고발한 케이스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큰 사건도 많았는데. 예를 들면 대선에 관이 개입해서 정치적 댓글 단 사건도 그렇고, 또 큰 사건이 세월호 사건도 있었고 여러 가지 사건도 있는데 이 진실을 공무원들이 가장 깊이 알고 있거든요. 근데 아무도 이것에 대해서 내부에서 고발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우리가 이런 내부 고발한 사람들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이런 내부고발은 더 나오기 힘들어지고. 그럼 과연 미래는 어떻게 희망을 가져야할지 의문이 드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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