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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제보자 인터뷰] ③ '덕성여대 성추행' 내부 고발자 김 모 씨

입력 2015-12-31 17:48 수정 2015-12-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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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하는 분들이, 이익이 되는 게 없는데 왜 하세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김 모 씨 / 덕성여대 성추행 내부 고발자

Q. 피해학생이 뭐라고 이야기했습니까?

피해 학생인줄도 모르고 담당조교 인지도 모르고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이제 알게 된 거죠. 실제 피해, 그렇게 심각한 피해를 당한 학생은, 정말 모든 아이들이 힘들었겠지만, 처음이었거든요. 저도 쇼크 먹었고. 아무튼 그랬죠.

바로 행동을 할 수는 없었어요. 저도 , 계속 공부만 했던지라 이런 쪽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사실 이런 거, 나서는 거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아서 물론 피해학생이 울면서 , 서로 같이 울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서 느끼기는 했지만 저도 확신이 필요했거든요. 왜냐면 제가 오랫동안 공부한 거를 포기해야했기 때문에, 제 꿈을 어느 정도가 아니라 거의 포기해야했기 때문에 저 또한 확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피해학생 이외에 다른 그동안에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그 전에 03학번, 05학번 이 선배, 그 아이들의 선배들의 피해 케이스를 직접 통화도 하고 알아보면서 저도 확신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그런데 저도 알아보는 과정에서 느낀 건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관계된 학교에서 일하시는 강사 분들이나 교수님들도 다 알고계시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다들 그냥 제가 얘기했을 때 원래 그래, 그냥 다들 암묵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였어요. 원래 그런 분위기였으니까 문제 삼지 마라, 문제 삼지 마라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들었죠.

Q. 고발 이후 주변 반응은?

저 또한 시작하는 게 솔직히 저한테는 상처뿐인 일이었거든요, 그렇지만 저 또한 모교이기 때문에 한 거고요. 다른 타 학교의 일이었다면 저는 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런 것이 맞았던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기적적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정도 까지 진행된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물론 어쨌거나 이런 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저보다 피해학생이 힘든 일을 겪었죠.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교수님께서 겉으로는 반성을 한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피해학생 집에 찾아가서 무릎 꿇고 사죄를 하지만, 뒤로는 다른 아이들에게 나는 죄가 없고 피해학생이 거짓말을 하는 거고. 그런 식의.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일을 진행하면서 피해학생이 누군지 알려지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었거든요. 관계자 모든 분들이 피해학생 이름을 이야기조차 지금은 습관적으로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런데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그때 졸업생들에게 그 가해 교수님이 피해학생 이름을 누군데~하고 이야기를 하신 거에요. 그래서 그때 제가 너무 화가 많이 났었죠. 그래서 솔직히 여학생인데 그런 거 진실 여부를 떠나서 일생을 따라다니는 거지 않습니까?

여대고. 그래서 그런 앞뒤가 다른 모습? 앞에서는 사과를 하는 듯하지만, 지금도 제가 듣기로는, 저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하나거든요. 그분의 진심어린 반성. 하지만 앞에서는 그렇게 보이시지만 뒤에서는 지금도 그러고 있지 않다는 거죠. 아직도 저희 애들 전시하는데 나타나시고. 아직도 본인은 억울하다 하시고. 그러니까요.

Q. 원래 꿈꾸시던 방향과 다른 길로 가게 됐는데?

좀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제가 그걸 원했다고 해서 사회 전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너무 나약한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예상을 했던 부분이고요. 저는 예상을 못했는데 당했다 이런 것이 아니잖습니까. 맞는 말이 아닐 수는 있는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저는 저 혼자 독야청청 깨끗한 것은 아니지만, 뻔히 아는 결과가 있는 걸 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다른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일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가, 경찰 관계자가 됐던, 누군가 조사하는 분들이 저에게 이야기를 할 때, 저한테 이익이 되는 게 없는데 왜 하세요?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 질문이 도리어 오히려 웃긴 거에요. 당연히 누가 해야 하는 거를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하고 있는 건데, 왜 그걸 묻지?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건데 왜, 왜하세요? 하고 묻는 거에요. 저는 그 부분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오히려 도리어 이해가 안됐던? 어른이면 오히려 했었어야 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거든요.

Q. 그럼 가장 바라시는 건 무엇인가요?

가장 바라는 건, 피해 학생도 마찬가지일거고, 그 분의 진심어린, 반성. 반성입니다. 책임을 지고 반성을 하는 것. 겉으로 보이고 법정 앞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라, 그분은 아직도 법정에서 어떻게든 교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반성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법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 피해학생 한 명 이외에도 너무 많은, 그동안 10여년 가까이에 많은 학생들이 심적으로 힘들어하고 있거든요. 어떤 학생은 그 교수님 성함만 딱 뱉어도 전화를 딱 끊는 학생이 있어요.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데 왜 자꾸 기억을 하게 만드느냐고 하면서.

Q. 다시 돌아가도 제보하실 건지?

네. 물론 생각보다 정말 많이 힘들기는 하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빨리 탈출하고 싶은 생각뿐이지만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똑같은 선택을 할 거에요. 저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한 번 한 선택에 대해서 후회를 해본 적이 없어요. 그 결과가 좋던 나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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