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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제보자 인터뷰] ⑦ '세계자연경관투표' 내부 고발자 이해관 씨

입력 2015-12-31 17:48 수정 2015-12-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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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것보다 화가 났어요. 내가 평생을 청춘을 다 고스란히 바친 회사가 이런 행동을, 나쁜 행동을 했구나."
이해관 / 세계자연경관투표 내부 고발자

Q. 공익제보 계기는?

알게 된 계기는, 모 방송 추적60분 팀에서 7대 경관 선정 투표 자체가 이게 국제적 사기 비슷한 거였는데. 그 다큐멘터리를 다루면서 저한테 질문을 하러 왔었습니다. 왜 외국은 다 국내투표로 했는데 우리나라만 해외전화로 투표하게 되었느냐. 저도 깜짝 놀랐죠. 저도 그 캠페인 하고 다녔었으니까. 전 직원 캠페인 하러 시내에 나가서 유인물 나눠주고 그랬거든요. 저도 당연히 국제전화인줄 알았죠. 001 국제전화 번호가 붙어있으니까.

관련부서에 근무하는 분들 중에 저랑 이래저래 인연 닿는 분들한테 물으러 다녔죠. 정말 벌벌 떨더라고요. 이걸 대부분 알고 있었는데, 이게 외부로 새어나가면 자기가 노출될까봐 이게 이제 우리 사회 현실이죠. 그래서 알게 되었고요. 크게 2가지가 핵심이었습니다. 하루 200만 통 전화가 걸렸다고 발표했었는데, 국제전화를 영국으로 그렇게 많이 걸려나가면 당연히 통화 장애가 발생한다, 라는 게 그 부서 근무했던 분이 그건 확실한 거짓말이다 이야기했고요. 국제전화라는 게, 그리고 국제전화라는 건 착신 국가에서 돈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발신국가가 착신국가에 정산을 해줘야 합니다. 사후에. 근데 그 정도로 수천만 통이 걸려갔다는 건데, 수천만 통이 걸려갔으면 정산이, 우리나라가 영국에 많이 돈을 줘야하는 거겠죠. 근데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겁니다. 정산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확인해 준 바로는. 그러니까 그건 전혀 국제전화가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안 순간, 다른 어떤 것보다 화가 났어요. 내가 평생을 청춘을 다 고스란히 바친 회사가 이런 행동을, 나쁜 행동을 했구나, 이런 거에 대해서 굉장히 책임감 같은 걸 느꼈거든요. 그리고 사실 제가 그걸 외부에 알리면 회사가 미안하다고, 여러 가지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다, 이런 정도로 나올 줄 알았습니다. 뒤로 치사한 보복행위 있으리라 짐작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할 거라곤 생각 못했죠.

Q. 제보 이후 어떤 징계들 받았나?

맨 처음에 정직을 받아가지고요. 저희 집이 안양이었는데, 가평으로 전보조치 했습니다. (정직 끝나고?) 네 정직 2개월 동안 쉬게 하고 2개월 딱 끝나는날 문자서비스로 가평으로 출근하라고 친절하게 문자가 왔더라고요. 아 정말 그때 정말 띵하더라고요.

Q. 정직 사유는 뭐였나?

뭐 무슨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 유포 등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건 전부 재판에서 이겼죠. 결과적으로. 그래서 해고된 상태인 금년 10월에는 또 가평으로 인사조치 한건 무효가 되었음을 통보한다는 문서를 제가 받았습니다. 내용증명으로.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많았죠. (얼마나 그런 생활?) 5월부터 했으니까요, 6개월 정도 그렇게 했고요. 그러는 와중에 제가 워낙 허리디스크가 안 좋았었는데. 디스크가 악화가 되가지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고 의사 진단서를 발부받아서 회사에 병가신청을 했는데, 회사가 그걸 불허하고 막무가내로 출근을 해라 이렇게 지시하고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무단결근을 이유로 그 해 12월에 해고시킨 거죠. 이게 모든 게 다 물 흐르듯 연결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처음 있는 일이라 하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절 2번 보호 조치 했습니다. 맨 처음에 가평으로 보낸 것도, 빨리 이 사람을 집 가까이로 돌려보내라, 보호 조치 했고, 해고시킨 것에 대해서도 빨리 이 사람을 원상회복 시키라고 보호조치 했는데 그 두 개 모두 회사가 불복하고 지금까지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거죠.

Q. 동료분들 반응은 어땠나?

완전히 얼어붙죠 뭐. 결국 회사가 저를 징계한건 절 그냥 놔두면 제가 추가로 이 사람 말이 맞아 이렇게 하는 분위기가. 왜냐하면 관계자들 대부분 알고 있었더라고요. 그게 국제전화가 아니었다는 걸. 그런 게 발생할까봐 겁을 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딱 기자회견하고 크게 났었거든요. 완전히 얼어붙더라고요 분위기가. 아무도 슬금슬금 제 눈치를 보고.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들었나?

일단 소송을 계속 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재판에 한번 갈 때마다 진짜 울화병이 생기겠더라고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원래부터 회사를 미워했고, 원래부터 불성실했던 사람이고, 기타 등등 정말 말도 안 되는. 그리고 국제전화 가짜 국제전화 문제에 대해서도 정말 법원에서도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을 하고 엄청난 증인들이 해준 서류를 제출하고. 저도 다 아는 분들도 계신데. 이런걸 보면 정말 병 걸리겠더라고요 화가 나가지고. 울화병 걸리겠더라고요.

Q. KT는 어떤 책임을 졌나요?

과징금 350만원을 냈고요, KT주장에 따르면 제주도에 46억 원의 수익금 전액을 공제해준 걸로,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죠. (그 일의 책임자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나?) 전혀 없습니다. 저만 받았습니다.

Q. 이런 것은 조금이나마 바뀐 것 같다는 것은?

일단 KT내부에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제가, 진지한 성찰 같은 게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가 너무한다. 그런 정도고요. 어쨌든 제 사건이 계기가 돼서 공익제보와 관련된 법이 대폭 강화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됐거든요. 그런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왜냐면, 저의 제보가 공익제보냐 아니냐에 대한 법리적인 논쟁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결과적으로 공익제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고, 이런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Q. 제보한 것이 후회되는지?

아…. 그게 이제, 모르겠습니다. 제가 재판에서 다 지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제가 아직 그렇게까지 몰린 게 아니라서 그런지. 또 그런 상황에 처해도 또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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