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경우 이번 사건의 본질인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보다 더 강조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유 전 회장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검경은 검거작전 내내 헛손질만 한 셈이 됐습니다.
조택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20일, 검찰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회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유 전 회장 소환에 앞서 둘째아들 혁기씨 등 해외에 있던 자녀와 측근 등 4명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김회종/인천지검 2차장 검사 : 국민적 의혹이 깊고 중요한 사건인만큼 관계기관 모두 협조해 조사하도록 하겠습니다.]
유 전 회장 관계회사를 운영하던 측근들의 줄소환 할때만 해도 수사는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송국빈/다판다 대표 : 희생자, 그리고 유가족들이 정말 내 자식 같아서 가슴이 아파요.]
하지만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유 전 회장을 찾지 못했고, 그 때부터 유 전 회장의 꽁무니만 따라다녔습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되기 하루 전에는 3,600명을 투입해 음파탐지기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습니다.
[조계웅/구원파 전 대변인 : 구원파 전 신도라는 5~6명이 쏟아내는 소설을 대한민국 검찰까지 믿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해경과 군까지 총동원된 데 이어 유병언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전국에서 반상회까지 열렸습니다.
[김선배/서울 사당2동 동장 : 유병언 5억원, 유대균 1억원입니다. 딱 잡아서 5억원 내지 1억, 6억원을 받을 기회가 됐으면 좋겠고.]
급기야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 전 회장으로 확인된 날 오전에는 검찰이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고 발표하는 촌극까지 빚어졌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령의 꼬리만 쫓아다닌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