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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심각성 인지?…급조한 듯 답변서 곳곳 '모순'

입력 2017-01-10 20:49 수정 2017-01-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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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답변서에 대해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백종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10일) 제출한 대통령 행적 답변서에 대해 헌재 재판관들까지 부실하고 앞뒤가 안 맞는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와 달리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게, 대통령이 오후 3시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고 했는데 답변서엔 이와 모순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요?

[기자]

네, 오전 11시 20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답변서를 보면 국가안보실의 구조상황보고서 3보를 대통령이 받아 검토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엔 세월호 사진이 첨부돼 있고요, 완전히 전복돼 뱃머리 끝 부분만 나와 있습니다.

오전 11시 기준의 이 사진만 봐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겁니다. 오후 3시에 사태 파악이 됐다는 설명과 상반되는 거죠.

[앵커]

11시 현재 저 상황에서 무려 4시간이나 지난 상황에서 그제서야 사태 파악이 됐다, 이런 얘기를 지금 답변서에서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사실 그 날 오전 내내 상황이 긴박했던 걸로 많은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고요. 첨부된 세월호 전복 사진 말고도, 당시 해경도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다급하게 보고를 했었지 않나요?

[기자]

해경은 오전 10시 52분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연락해 선실에 사람이 많다고 보고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해경 관계자 : (바다에) 떠 가지고 구조하고 한 인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지금 배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한 해경 보고를 받은 국가안보실이 오전에 대통령에게 상황을 알렸다는 주장도 나왔잖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이후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행적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거고요.

[기자]

네,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이 보고, 그러니까 오전 10시 52분 해경 보고를 받은 다음에 11시 30분까지 42분 간 대통령에 보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답변서를 봐도 오전 10시 반 이후에는 대통령이 스스로 내린 지시사항이 보이지 않습니다. 답변서에서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를 받았는지, 과연 그런 근거를 갖고 답변을 한 건지 설명이 안되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여러가지로 부실하다, 급조된 느낌이 든다는 답변서인데요. 대통령 답변서에 따르면 오후 12시 50분엔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과 10분 동안 통화를 하는 걸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세월호 관련이 아니고 기초연금법과 관련한 내용이라는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면 이 문제로 이렇게 길게 그 상황에서 통화를 했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죠.

[기자]

오후 들어 가장 먼저 통화한 내역인데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참모와 10분 동안 통화를 했다는 것이고 이례적으로 통화기록도 있다고 명기가 오늘 돼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가 전복돼 침몰된 상황인데 구조지시 없이 기초연금법에 대해 국회 협상과 관련한 상황만 길게 통화했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답변서 내용대로만 놓고 보더라도 11시에는 모든 상황의 심각성이 그대로 전달된 건데 오후 3시까지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다시 말하면 11시에 보고가 제대로 됐느냐는 의구심을 자꾸 낳고 있는 건데요. 결국 박 대통령이 오후 3시 쯤에야 사태 심각성을 알고 중대본에 가자고 했다는데, 그 다음에 미용사의 올림머리 손질은 3시 35분부터 20분 만에 급하게 받았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20분 만에 받았다는 것도 사실 청와대의 주장이고, 정확하게 그게 20분인지 그보다 더인지는 사실 지금 알 수가 없는 상황인데…아무튼 그 주장을 수용한다고 해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도착한 건 왜 5시를 넘겨서 간 것이냐, 여기에 대한 해명이 나왔나요?

[기자]

아니요. 구체적인 해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중대본으로 출발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는 건데요. 이런 주장 역시 기존의 이것이 팩트입니다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적은 정도입니다.

경호 문제로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인데 어떻게 구체적으로 경호 문제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고요. 중대본이 아시다시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10분도 안걸리기 때문에 4시 30분부터 준비가 됐다고 해도 45분이나 걸린 점은 또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한쪽에서는 과연 머리 손질이 20분이었느냐, 라는 의구심도 제기가 된 거고요. 백종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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