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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본부 두고 따로따로 브리핑…'컨트롤 타워'가 없다

입력 2014-04-1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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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국, 이런 문제는 '재난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하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와 연결해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지금 팽목항에 나가 있습니다.

서 기자! (네, 팽목항에 나와 있습니다.) 우선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데 실제로 보기에도 그렇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는 이곳에서 와서 목포 해경,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체육관, 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이곳 팽목항까지.

목포와 진도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본부가 많다는 겁니다.

목포에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있고 진도 군청에는 재난 대책본부가 있습니다.

또 팽목항에는 해경과 함께 구조작업을 하는데도, 군 합동구조지원본부가 있고요.

또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있고, 해수부 산하에는 특별조사본부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사고를 두고 본부가 무성하다 보니 '본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앵커]

본부는 원래 하나여야 되는 거겠죠. 그렇게 많다면 브리핑도 따로따로 합니까?

[기자]

네, 각 본부·부처의 브리핑이 따로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곳 팽목항에서는 해경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브리핑을 하고 있고요.

또 진도 체육관에서도 같은 취지의 브리핑을 합니다.

진도 군청에서도 재난대책본부 수준의 브리핑이 있고, 또 중앙재난대책본부 차원의 브리핑, 서해 해경에서의 브리핑,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브리핑, 이외에도 법무부·해수부 등 부처들이 기자들에게 각 부처의 입장을 전하면서 어찌 보면 브리핑에 혼선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앵커]

브리핑이 많으면 그만큼 정보를 많이 받는 것이니 좋을 수도 있는 건데, 문제는 브리핑 내용이 서로 혼선이 빚어지고 부딪히는 상황이 생긴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사건 초기에 구조자 수가 잘못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충격과 혼선을 줬는데요.

당장 오늘(18일)만 해도 선내 진입 여부를 두고 해경과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의 입장이 달랐습니다.

결국, 나중에 해경에서 선내 진입은 실패했다고 정정 발표했는데요. 이마저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에게 밝힌 진입 시간과 진도군청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진입 시간이 달랐습니다.

이렇게 각 기관·부처 간 브리핑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이러다 보니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제가 앞서 있었던 진도 체육관에서는 해경 관계자가 구조 작업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일부 가족들은 "잠수함을 동원하는 것이 어떠냐" 이런 의견을 냈었고, 실제 이에 대한 답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해경 관계자는 그 부분은 군 소관이라며 말을 끊기도 했습니다.

[앵커]

결국, 피해는 구조 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실종자 가족에게 가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구조작업은 일분일초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작은 소식 하나라도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잘못된 정보는 충격과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이미 300명 이상이 구조됐다고 발표됐다가 구조자 수가 절반으로 줄면서 큰 혼선이 있었고요.

사망자 신원이 잘못 확인되는 경우, 또 실종자가 구조자 명단에 들어가는 혼선이 반복되면서 정부 발표를 불신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언론이 정부 발표를 믿고 보도하다가 오보를 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정부 발표를 믿고 보도를 하다가 언론이 오보를 내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이렇게 외부로 공개되는 브리핑 내용들이 다르다면 실제로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부처 간 조율이라든가 사고대책 수준 역시 공조가 잘 된다고 볼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이 모든 혼란의 피해자는 실종자 가족들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굉장히 많은 본부, 각각 따로 발표하는 브리핑. 그리고 또 브리핑끼리 부딪히고 혼선을 빚는 것은 결국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이렇게 요약을 할 수 있겠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까?

[기자]

우선은 각 부처와 기관들이 획득한 정보를 서로 경쟁하듯이 빨리 공개하려는 이런 경쟁심이 그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또 부처가 이름을 걸고 각자 활동을 하는 만큼 그 활동을 내세우려는 부처이기주의가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이런 부처를 총괄할 수 있는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부족한 겁니다.

평상시에 재난에 대비해서 어떤 기구설립이나 대응 대책을 마련했어야 되는데 이번 사고에서 정부의 무능력함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해상에서 인명 구조 작업이 필요하고요.

또 수사, 사고대책과 수습,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을 모두 감당할 수 있어야 되는데 결국 우리 정부의 위기관리능력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무엇보다도 우선은 하나로 통합된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 이렇게 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서복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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