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사고 직후, 오전 8시 58분 경에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해준 것이라고는 '선내에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 뿐이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일이지요. 이 방송 지시 후, 이들이 배를 탈출할 때까지 48분 동안 조타실에 있던 선장과 선원들의 대화 속에 승객이란 단어는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돌이켜 생각할 수록 기가막힌 일들 뿐입니다.
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당일 오전 8시 52분, 세월호가 기우는 것을 느낀 이준석 선장과 항해사들은 다급하게 조타실에 모였습니다.
6분 뒤 이 선장은 '선내 대기 방송'을 지시합니다.
이후, 선장 등은 승객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조타실에 있던 선장과 선원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대기 방송을 지시한 8시 58분부터 탈출한 9시 46분까지 48분 간 선장 등 7명의 선원들은 승객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 사이 진도 VTS와 인근 선박 등이 승객들의 퇴선 준비 요청과 탈출 시 구조하겠다는 교신을 계속 보냈는데도 외면했습니다.
또 승무원 고 박지영 씨 등이 무전으로 승객 구호 지시를 요청했는데도 모른척 했습니다.
대신, 이 선장은 기관사들에게 올라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선원들은 모두 구조됐습니다.
이후 이 선장은 해경 123정을 타고 육지로 나오면서도 승객 구출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육지로 탈출해 지폐를 말린 장본인은 조기수 박모 씨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