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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2분' 배에 갇혀 카톡하다가 탈출, 그 시각 해경은…

입력 2014-05-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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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확보한 카카오톡 메시지 중에 눈여겨볼 것은 한 생존자 학생의 메시지입니다. 10시 이후까지도 배 안에 있었다가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해경은 밖으로 나오라는 방송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 김관 기자와 함께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사고 당일 오전 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죠, 10시 2분 정도. 그렇다면 그 당시에는 배가 70도 이상 기운 상황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이 기록을 보자면 생존자가 있다는 것이니까, 10시 2분에 카톡한 학생이. 생존자가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기자]

저희가 앞서 리포트에서 말씀드렸던 단원고등학교 학생, 생존자 최모 학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검찰이 확보한 카카오톡 메시지 분석을 통해서 확인했는데요.

저희가 패널을 좀 준비해봤습니다. 검찰이 분석한 카카오톡 메시지들인데, 이 중에서 아랫부분이 생존한 최모 학생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먼저 10시 1분 메시지를 보면, '진짜 무섭다, 아직은 괜찮은데 밖에 있는 애들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아마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던 상황 같습니다.

그러면서 밖에 있는 아이들을 걱정한 사이에 다시 곧바로 10시 2분에 '배가 96도 기울었다고 한다, 아예 못 일어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사실 이 시점은 앞서 말씀하셨듯이 해경이 약 70도 정도 기울었다고 했을 시기인데 아마 안에 있으면서는 그것보다 훨씬 심했다고 인식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배 안이요'라고 하면서 자신이 선내에 있음을 확인을 해줬습니다.

[앵커]

카톡 상에는 10시 2분으로 되어있지만, 10시 2분의 내용이 저렇게 나왔다면 이 학생이 구출된 시간은 10시 2분보다도 더 늦은 시간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초반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임했더라면 더 많은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다는 건 너무나 자명한 일이기도 한데… 10시라는 시간이 사고 현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시간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 당시에 해경은 어떻게 하고 있었느냐를 짚어봐야겠네요.

[기자]

말씀대로 초기 구조의 데드라인이 10시대였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이 됐고요.

안타깝게도 초기 구조의 데드라인이 지금은 마지막 데드라인이 된 상황입니다.

승객들의 상황이 카카오톡을 통해 재구성됐다면, 당시 구조를 전담했던 해경의 상황은 교신내용을 통해 재구성해볼 수 있는데요.

간단히 교신 내용을 준비를 해봤습니다. 9시 40분부터 약 10시 5분까지 20분 정도의 핵심적인 시간대에 교신내용입니다.

해경 구조정이 현장에 도착해서 목포 해경 상황실 등과 나눈 교신 내용들인데요.

9시 40분부터 보면 약 한 10분 정도는 사실상 그냥 나오는 승객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43분 보면 밖에 나온 승객 1명씩, 1명씩을 구조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다시 4분 뒤 경사가 너무 심해서 사람들, 즉 승객들이 하강을 못 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50분이 돼서야 승객들의 절반 이상, 즉 수백 명 이상이 안에 아직도 갇혀 있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그러자 빨리 지금 급하게 안으로 선내 진입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55분에 지금 경사가 너무 심해서 못 들어가고 있다, 이렇게 보고를 합니다.

참다못한 목포해경서장이 근처에 구조정 말고도 어선들이 많이 있으니까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고함을 치든지 마이크로 방송이라도 해라, 이렇게 지시를 내립니다.

거기에 대한 구조정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세월호가 완전히 눕혀진 상태라서 항공, 여기서 헬기를 의미하는데요.

헬기에 의한 구조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은근히 구조의 주체를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마저 주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 10시 5분 마지막에 보면 '한 사람만 밖으로 빠져나오면 줄줄이 따라 나오니까 방송에서 안에까지 전파될 수 있도록 해 보세요'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까 저희가 살아난 최모 학생, 10시 2분에 마지막으로 카톡이 있었고 그 이후에 구조가 됐단 말이죠. 바로 이 시간이란 말이죠, 10시 5분 전화한 시간. 그때 좀 더 많이 나왔다면 여기 서장이 얘기한 것처럼 줄줄이 따라 나와서 더 많은 학생들이 구조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지울 수가 없는데 그 시기에 해경은 위험하다면서 망설이고 있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그때 이 최모 학생뿐 아니라 이런 식으로 용기를 내서 경사를 극복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들은 더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이번 검찰 조사 결과 추가로 드러난 것에 따르면 한 60대 남성 유모 씨도 3층 선수 좌현에 있다가 안내데스크와 로비 계단을 뛰어가서 4층 우현 갑판까지 뛰어내려서 간신히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거든요.

60대 노인 그리고 10대 학생들보다 사실 해경이 더 능력이 있다면 못하지는 않았을 텐데 이 당시에 그런 시도를 안 했다는 것은 역시 다시 한 번 아쉬운 부분으로 남고 있습니다.

[앵커]

19명의 카톡 내용을 분석해서 전해 드렸습니다. 김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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