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갑자기 전해진 유병언 전 회장의 사망소식에 총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성한 경찰청장은 그제(20일) 저녁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경찰의 시신 발견 초기대응이 실패하면서 40일 동안 소모전을 펼쳐야 했습니다.
경찰도 놀라고 국과수도 놀란 그제 밤 상황, 이주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제 저녁 7시 30분쯤, 국회에 출석했던 이성한 경찰청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의 DNA가 유병언 전 회장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이 청장은 이전까지만 해도 유 전 회장이 숨졌을 것이라곤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경찰관계자는 "6월 12일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이 유 전 회장일 것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당황한 경찰 수뇌부는 21일 저녁 8시쯤 유 씨의 시신 발견 사실을 검찰에 알렸고, 국회에서 돌아온 이 청장은 밤 11시부터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순천경찰서는 이후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 냉동 보관 중이던 시신을 꺼내 오른쪽 손가락에서 지문을 채취해 어제 새벽 1시 20분쯤 대조 결과를 받았습니다.
만약 순천경찰서가 발견 당시 변사체의 유류품을 눈여겨보고 유 전 회장일 가능성을 열어 뒀다면 지금보다 훨씬 빨리 확인할 수도 있었습니다.
시신발견 직 후 국과수 전문요원이 투입돼 근육 시료를 채취했다면 하루 만에도 감정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찰이 초기대응에 실패하면서 검경은 유 씨를 찾아 40일 동안 온 나라를 뒤지며 소모전을 펼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