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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사고, 이탈리아에선…도망치던 선장에 "돌아가라" 호통

입력 2014-04-20 22:40 수정 2014-04-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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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장이 먼저 탈출한 이번 세월호와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재작년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유람선 침몰 사고인데, 32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교신내용을 들려드릴텐데요. 도망친 선장에겐 2,697년 형이 구형됐고, 선장을 호통친 해안경비대장은 영웅이 됐습니다.

조익신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유람선.

해안경비대장이 구조활동 지시를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선장은 이미 배를 버린 뒤였습니다.

[선장 : 배 아래, 구명정에 타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갈 수 없어 여기 있습니다.]

경비대장이 상황을 보고하라고 다그치자 선장은 변명만 늘어 놓습니다.

[경비대장 : 승객이 얼마나 됩니까? 아이나 여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를 나한테 보고하세요.]

[선장 :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 알잖습니까.]

경비대장이 다시 배로 돌아가 승객들을 보살피라고 강하게 명령했지만, 또다시 황당한 핑계를 댑니다.

[경비대장 : 사다리를 타고 다시 배 위로 올라가세요. 그리고 보고하시오!]

[선장 : 저도 유람선에 오르고 싶지만, 다른 구명정이 멈춰서 표류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을 불렀습니다.]

머리끝까지 화가난 경비대장, 다시 한번 선장을 질책합니다.

[경비대장 : 배로 가라고! 당신은 배를 버렸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제 내가 책임자입니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 배로 돌아가!]

하지만 선장은 끝내 명령을 듣지 않았습니다.

육지로 무사히 탈출한 후, 택시를 타고 도망가려다 체포됐습니다.

이탈리아 검찰은 선장에게 과실치사와 직무유기죄, 그리고 대량학살죄를 합쳐 2697년형을 구형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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