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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해외 알바 '미끼' 범죄 동원…피싱조직의 '채용공고'

입력 2018-12-23 20:59 수정 2018-12-2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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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셜미디어에 보면 '고액 알바'나 '단기 알바' 구한다는 광고, 한번쯤 보셨을텐데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칫 연락했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큽니다. 알바라고 해놓고서는 자금을 전달하거나 본인 명의 통장을 빌려주는, 언뜻 간단해 보이는 일을 시키는데 이게 다 심각한 범법 행위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도 위험한 일은 '외주화' 시키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정해성 기자가 이런 일에 연루됐던 이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인천공항 입국장.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경찰이 필리핀에서 붙잡힌 보이스피싱 조직원 21명을 국내로 송환한 것입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만난 조직원 박모 씨의 가족은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홍윤정/전 조직원 박모 씨 가족 : 전화기 다 압수하고 여권 압수한 다음에 현지 핸드폰 하나씩 주면서 전화하라고. 1주일 동안 두들겨 맞았대요. 1달 정도 버티다가 콜을 몇 번 했고.]

인터넷에서 '카지노 프런트 알바' 공고를 보고 필리핀으로 건너 갔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붙잡혀 강제로 일했다는 것입니다.

[홍윤정/전 조직원 박모 씨 가족 : 피해자분들한테 너무 죄송하죠. 한국에선 (취업)하기 힘드니까 기회를 찾아서 간 건데. 저희 가족 입장에서 보자면 가능성, 시간 다 뺏기고 지금 범죄자가 된 거잖아요.]

박 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일하다 3개월 만에 빠져나왔다는 이들도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전 조직원 : (보이스피싱) 대본을 보여주고 그걸 외우게 해요. 감금당하고 협박당하고.]

하지만 법원은 박 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범행 중 탈출을 시도하고, 조직의 강제적 관리 실태를 밝힌 것은 자신의 책임을 가볍게 하려는 행동'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런 보이스피싱 조직이 구직자들을 노리는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구직자들에게는 자금 전달책, 통장 대여 등 적발되기 쉬운 일을 맡깁니다.

30대 김모 씨가 '카지노 일당 100만 원'이라는 소셜미디어 광고를 보고 마카오로 건너간 것은 지난달 30일.

김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조직의 수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먼저 통장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요구합니다.

카지노 칩 대리구매 일이라면서, 사업자 등록증까지 보여줍니다.

김 씨가 위험한 일이 아니냐고 묻자, 아무 문제 없이 200명이 일하고 있다고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김 씨 통장으로 1000만 원에서 2200만 원씩 총 4억 원이 들어옵니다.

4시간 만입니다.

그런데 돈이 들어오자 조직이 실제로 시킨 것은 현지 보석상에서 시계로 바꾸는 것.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조직원들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로 이체하라는 지시까지 이어집니다.
 
김 씨는 하루 만에 한국으로 빠져나왔지만,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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