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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 놓고 홍준표·유승민 vs 윤석열·최재형 신경전

입력 2021-08-30 18:44 수정 2021-09-0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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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신구 주자들간 논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윤석열·최재형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기존 룰대로 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비폭력주의자인 저도 어렸을 적 즐겨했던 격투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즐겼다기 보다는 이 게임을 안 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웠을 정도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게임이었는데요 . 물론 지금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철권 태그'입니다. 각자 캐릭터 2개씩 골라 2대2로 싸우는 방식인데요. 어느덧 캐릭터와 제가 일체가 돼서 부러져라 조이스틱을 돌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현실판 철권 태그 대결을 펼치고 있는 중입니다. 2대2로 팀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왼쪽은 기존주자 2명, 오른쪽이 신예주자 2명입니다. '홍준표×유승민' VS '윤석열×최재형' 구도입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30일)의 인물 4명인데요. 첫 번째 배틀의 주제는 역선택방지조항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지난 27일) : 지금 경선준비위원회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결정을 했고 최고위원회가 의결을 했는데 그렇게 다 끝난 사항을 지금 와서 계속 흔들고 있습니다.]

역선택 방지 조항, 민주당 등 범여권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경선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자는 조항이죠. 여권 지지자들이 일부러 야당의 약체 주자를 뽑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당연히 여권 입장에선 수월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본선에 올라오는 게 나을 텐데요. 이 조항의 도입 여부를 두고 신구 대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지지율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7일) :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에서 홍 의원을 선택한 비율은 18.8%에 그쳤는데요. 이에 반해서 홍 의원이 적합하다고 응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23.1%에 달했습니다. 열린민주당 지지자도 39.4%에 달했는데, 오히려 범여권 지지자 사이에서 홍 의원의 인기가 높은 겁니다.]

아무래도 범여권 지지자들도 국민의힘 경선 투표에 참여하는 게 기존 주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홍 의원의 반대 논리는 역사성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역선택 조항을 넣은 경우는 여태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대선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역선택 방지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음성대역) : 대통령 후보는 개방 경선으로 가야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되지 우리끼리 모여 골목대장을 뽑는 선거는 아닙니다. 더이상 이 문제로 논란이 계속 되어서는 당과 후보들 모두 힘들어질 겁니다.]

홍 의원에 맞선 신예주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입니다. 카운터 펀치를 날렸는데요. 홍 의원의 '말바꾸기'를 지적했습니다. 과거 홍 의원이 역선택 방지에 찬성하는 발언을 찾아낸 겁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8년 3월 19일) : 민주당 지지층하고 정의당 지지층, 이런 사람한테 우리당 후보 뽑는데 투표권을 줄 수 없죠. 그건 당연하죠. 과거에 여론조사 규정이 그게 엉터리 중에 엉터리였다. 어차피 본선에 우리 안 찍을 사람이 역선택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홍 의원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했던 말인데요. 지금과는 정반대의 입장이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인 걸까요.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을 상대로 1대1 대결 중인데요. 윤 전 총장이 지난 5일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5일이면 정 전 총리가 당 선거관리위원장이 되기 전인데요. 윤 전 총장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기 위해 미리 손을 쓴 모양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역선택 방지는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했는데요.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확장성이 낮게 나오니까 이제 와서 룰을 바꾸려든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어제 / 음성대역) : 공정하게 시험 봐서 대학 합격할 생각은 안하고 '자칭 돌고래'가 시험 방식을 바꿔달라는 겁니다. 어느 수험생이 자기 입맛대로 시험문제 바꾸고 시험감독까지 바꾼다는 말입니까. 이제 보니 '제왕적 후보'입니다.]

윤 전 총장의 주특기, 전언 정치죠? 사실 본인 입으로 직접 역선택 방지를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들이 주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윤 전 총장은 '제3자화법'으로 맞섰습니다. 자신은 당의 결정에 따를 뿐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경선 룰에 관해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제 개인적으로는 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생각입니다.]

철권에는 심판이 없습니다만 이 경기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입니다. 정 위원장은 역선택 방지 도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같은데요.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안에서 "필요에 따라 가감을 하기 위해 하나씩 심의하고 있다"고 밝힌 겁니다. 그럼 신예주자들이 판정승을 거둘 가능성도 있는 걸까요? 하지만 심판이 장내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장외심판의 생각은 다릅니다.

[김병준/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저는 어떤 형태로든 역선택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할 때도 역선택 방지가 굉장히 논란이 됐었는데, 때도 상대방 후보의 지지율이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그 여론조사는 선택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이런 조치를 했었거든요.]

양 진영 사이의 두 번째 배틀 주제는 공약입니다. 윤 전 총장이 등판 두 달만에 드디어 첫 번째 공약을 공개했죠. '청년원가주택' 공약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청년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무주택 청년 가구에게 건설원가로 주택을 제공하는 맞춤형 분양주택인 '청년 원가 주택'을 공급하고자 합니다. 시중가격보다도 낮은 건설원가로 분양가 20%를 내고 80%는 장기 저리의 원리금 상환을 통해…]

청년을 중심으로 무주택 가구의 내집 마련을 위해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내용인데요. 해당 주택을 '건설원가'로 분양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기존주자들은 윤 전 총장이 공약 발표하기만을 기다린 것 같은데요. 발표하기가 무섭게 윤 전 총장의 공약을 깎아내렸습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덕분일까요. 합이 잘 맞는 듯한데요. 콤보 공격을 선보였습니다. 홍 의원은 "좌파보다 더한 원가주택 운운은 기가 막히는 헛된 공약(空約)'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재명 후보보다 더 허황된 공약'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유 전 의원도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같은 허황된 포퓰리즘"이라고 평가절하했는데요. 두 사람 모두 윤 전 총장의 공약을 듣자마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떠올랐나 봅니다. 사전에 의견 조율을 한 것도 아닐 텐데 텔레파시라도 통한 모양이군요. 여기에 맞선 윤 전 총장의 무기는 또 다시 '전언 정치'였는데요.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그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직접 반박을 하는 대신 캠프 대변인 논평을 택했습니다. "공약 내용을 정독해보라"고 맞받아쳤는데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해 '근거 없는 정치 공세에 몰두하는 정치인들'이라고 했습니다. 공약을 왜곡하며 청년과 무주택자의 꿈을 짓밟고 있다고도 반격했는데요. 정치 고단수에 맞서려면 '1대1 맞대응'보다는 '조직적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습니다. 홍 의원과 최 전 원장은 '막말 논쟁'도 벌이고 있는 중이죠. 이 내용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역선택 방지 놓고 2대2 신구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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