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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역선택 방지 조항' 의견차…홍준표·유승민 '반대'

입력 2021-08-27 18:17 수정 2021-09-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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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경선 준비위가 출범했고, 경선 버스도 출발했죠. 국민의힘 주자들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의견이 갈렸습니다. 지지율 상승세를 탄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는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둘 모두 기세를 몰아 신인 주자들을 제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야권 대선 소식 전합니다.

[기자]

'눈에 안 보이니 되레 오른다', 윤석열 전 총장 캠프 관계자의 말입니다. 윤 전 총장의 발언량을 X축, 지지율을 Y축이라고 보면요. 발언량과 지지율이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는 겁니다. 말이 줄어들 수록 지지율이 오른다는 의미인데요. 정말 그런지 여론조사 추이를 한 번 볼까요. 지난 12일 발표된 조사에서 26.6%를 나타낸 윤 전 총장, 어제 발표된 조사에서는 28.6%로 2% 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실제로 이 기간 윤 전 총장은 휴가와 코로나 인한 자택 대기 등을 마치고 지난 10일 정치 행보를 재개했죠. 10일부터 26일까지 17일 가운데 11일은 공개 일정이 없었습니다. 대선 후보가 공개행보를 줄이니 지지율이 올라간다? 관전 포인트로 꼽을 만한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추격자들인데요. 2위 다툼을 하고 있는 나머지 3명의 주자들입니다. 오늘 '줌 인', 이 3명과 함께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붙으면 반드시 올라가는 사람이 이깁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평가는 대강 다 된 걸로 압니다. 다시 재도약 할 기폭제가 없을 겁니다.]

홍 의원, 연일 윤 전 총장을 때리고 있죠.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를 자신하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 7월 중순 조사에서 12.2%였던 홍 의원의 지지율, 어느덧 20.9%까지 올랐습니다. 지지율이 상승 기류를 탔는데요.

이를 뒤쫓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큰 폭의 상승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는 흐름인데요. 유 전 의원의 큰 그림, 바로 이건가 봅니다.

[유승민/전 의원 (어제) : 홍준표가 윤석열을 따라잡고 그다음에 유승민이 홍준표를 따라잡아서 결국은 유승민이 11월 9일 날 국민의힘 후보가 될 거다.]

'무야홍'이 아니라 '어대유'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낸 건데요. 반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데뷔 초반에 주목을 받는 듯했지만 지금은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한 달 전에 비해 오히려 1% 포인트 이상 떨어진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신구대결에서 기존 주자들이 약진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윤태곤/의제와분석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지난 25일) : 지금 홍 대표는 '난 확장성이 강하다', 반대쪽에서는 '역선택이다.' 이러는 거잖아요. 그러면 사실 무야홍에는 그 두 가지 의미가 다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지금 확장성과 역선택, 이런 게 제가 냉정하게 말하면 좀 섞여 있는 것 같기는 해요.]

홍준표, 유승민 두 사람이 중도층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요.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이란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역선택의 함정'이라는 건데요. 범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두 사람을 지지한 응답자들의 지지 정당을 한 번 살펴볼까요.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 홍 의원을 선택한 비율은 18.8%에 그쳤는데요. 이에 반해 홍 의원이 적합하다고 응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23.1%, 열린민주당 지지자는 39.4%에 달했습니다. 오히려 범여권 지지자 사이에서 홍 의원의 인기가 높은 겁니다. 유 전 의원도 국민의힘 지지자보다 국민의당이나 정의당 지지자들의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말자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음성대역) : 그게 확장성이 있는 것이지 어떻게 역선택이 됩니까. 일부 후보들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한다고 해서 바뀔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럼 경선판이 깨지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경우 앞선 둘과 달리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선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데요. 경선룰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죠.

[최재형/전 감사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어제) : 여당에서 보기에 부담스러운 후보들을 그 지지도를 낮추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라는 의심은 갖고 있죠. ('지금 나오는 지지율이 역선택의 일종의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 생각도 좀 캠프에서는 하세요?) 그런 생각들을 조금 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요. ]

그럼 이제 순풍을 탄 홍준표, 유승민 두 주자의 전략은 뭘까요. 유 전 의원, 어제 출마선언에서 중도층, 수도권, 청년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요. 우선 그전에 자신의 고향인 TK 민심부터 다잡아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자신을 키워준 곳이기도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배신의 그늘'이 드리워진 곳이기도 했죠.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유 전 의원, 이제는 배신의 그늘에서 벗어나 마음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씨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길 누구보다 바란 사람이 자신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 저는 그분들보다 훨씬 더 제가 대통령이 진짜 임기를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쳐서 국민의 박수 속에서 청와대를 떠나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랐던 사람입니다.그렇게 되지 못한 게 너무나 이제 아쉽고 제가 더 강하게 저지하지 못한 게 오히려 제가 아쉽다는 말씀을 드리고…]

탄핵 이후 당의 혁신을 위한 노력과 좌절, 그리고 탈당, 재결합까지. TK 시민들을 상대로 지난 몇년 간 왜 자신이 이런 정치 역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는데요. 이제 정말 배신자 프레임이라면 치가 떨리는 모양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 제가 입에도 담기 싫은 단어가 배신자입니다. 저는 한번도 나라와 국민을 배신해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과연 배신을 했느냐.]

그런데 홍준표 의원, 하필 오늘 또다시 '배신자'란 단어를 꺼내들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음성대역) : 살아오면서 제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는 배신자들입니다. 한번 배신 해본 사람은 언제나 또 배신 합니다. 배신은 배신을 낳고 종국에 가서는 파멸을 부릅니다. 진돗개도 평생 주인을 잊지 않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렇게 처신해서 되겠습니까?]

누구든지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 들면 한국 정치판에서는 살아 남기 어렵다고도 했는데요. 유 전 의원을 겨냥한 말이었을까요? 문득 지난 2017년 대선 토론회가 생각나는데요.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홍 의원을 공격했던 적이 있었죠.

[유승민/전 의원 (2017년 4월 19일/화면제공: KBS) : 특별한 징계 뭘 사면하는 그런 조치를 취해가지고 당권을 회복하셔가지고 대선후보로 출마까지 하셨는데, 그런데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은 당권 정지를 시키십니까. 그거 좀 앞뒤가 완전히 안 맞는, 염치없는 짓 아닙니까?]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7년 4월 19일/화면제공: KBS) : 이게 참 내 꼭 이정희 보는 것 같아가지고. 주적은 저기예요. 그런데 그건 당원권 정지 하에 해가지고 확정 판결이 날 때 출당입니다. 확정 판결이 안 날 때는 당원권 정지 상태가 계속되는 겁니다.]

[유승민/전 의원 (2017년 4월 19일/화면제공: KBS) : 기소인 동시에 당원권 정지죠. 홍 후보님도.]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7년 4월 19일/화면제공: KBS) : 아니, 여기는 아예 시간이 없는데 왜 자꾸 말을 하게 해요. 내 참 꼭 이정희 보는 것 같아서, 주적은 저기입니다.]

홍 의원, 당시 박근혜씨가 기소되면 당원권을 정지시키겠다고 발언했었는데요. 유 전 의원이 토론회에서 이를 비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은 유 전 의원이 발끈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홍 의원이 "정치적 소신을 갖고 뜻이 달라 갈라 서는 것은 언제나 존중해왔다"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인데요. 오늘의 배신자는 유 전 의원 보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두 신진 주자들을 가리키는 듯합니다. 문재인 정부를 배신하고 국민의힘으로 넘어왔다는 점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홍 의원의 전략은 '모두까기'인가 본데요. 체질상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군요.

얼떨결에 배신자로 저격당한 두 신진 주자들, 앞으로 어떤 반격을 가할지 궁금해집니다. 자,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배신자 프레임'의 덫…벗어나려는 유승민, 씌우려는 홍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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