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폭로로 촉발된 '청와대 보도 통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 기자협회는 길환영 사장이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여러 차례 보도에 개입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희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KBS 기자협회가 공개한 '보도 외압 일지'라는 이름의 문건입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직접 작성했다고 합니다.
김 전 국장은 "길 사장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뉴스에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먼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의 부실 대응이 국민적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지난 5일 길 사장이 오후 2시 회의를 소집해 해경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겁니다.
또 해경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던 지난 8일에는, 가편집 뉴스가 사장실로 전달될 경우 저지될 것으로 보고, 아예 '해경'이라는 단어를 지운 가짜 가편집을 만들어 전달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일지에는 지난 3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통령에게 "통렬히 반성하라"고 회견한 사실을 뉴스 하단에 자막으로 넣자, "길 사장이 9시 5분 전화해 당장 빼라고 주문했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길 사장 지시로 보도 순서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6일 뉴스 예고에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한 아이템이 빠지자, "왜 예고에 대통령 기사가 안 나갔느냐"며 길 사장이 헤드라인에서 2번째로 올리라고 요구했다는 겁니다.
길 사장은 오늘(19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외압 의혹 등 최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KBS 측은 내부 사정으로 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