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희생된 분들과 그 가족들입니다. 하지만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고의 충격에다가,
배를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까지 더해져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인데요.
이가혁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안산 합동 분향소에 휠체어를 탄 남성이 들어갑니다.
영정 사진을 올려다 보기 힘든 듯 고개를 떨구고 눈물만 닦습니다.
배에 남겨진 학생들 기억에 최재영씨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최재영/세월호 생존자 : 여학생 3명에게 "뛰어내리라"고 했는데도 제가 봤을 땐 무서워서 못 뛰어내리는데, 그때 그 여학생들 눈빛 때문에 제가 좀 힘들어요.]
소방호스로 필사적으로 10여 명을 구해낸 김동수 씨는 단기 기억 상실증세가 찾아왔습니다.
[김동수/세월호 생존자 : 배 4층 홀에 구조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있던 그 광경을 본 후 상황이 생각이 안 나요. 꼬맹이 도와달라고 했을 때 생각밖에 없어요.]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생존자는 한두 명이 아닙니다.
[홍태철/세월호 생존자 : 이 사람이 많이 놀랐나 봐요. 밤에 이불에 오줌싸고 막 그러네요. 10일 정도 입원했다가 괜찮아졌나 싶어 퇴원했는데 더 심해져서 다시 입원시켰어요.]
[하규섭/안산 트라우마센터장 : 급성기 때는 다 놀라고 화도 나고 '이게 사실이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다 (트라우마가) 자꾸 확산하면 안 되지 않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