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분노와 좌절감은 비단 희생자의 가족들에게만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사실 모든 국민이 가족들만큼은 아니라 해도 대부분 겪고 있는 것이죠. 9·11 테러와 일본 대지진 등 각종 재난 현장에 참여했던 이스라엘의 민간구호기구인 '이스라에이드'의 전문가들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정종훈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스라엘의 민간구호기구 이스라에이드는 미국 9·11 테러와 일본 대지진 등 각종 재난 현장에 파견됐던 세계적인 심리 치료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심리 치료를 돕기 위해 안산과 진도를 거쳐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슬픔의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전국민적 트라우마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요탐 폴라이저/이스라에이드 아시아지국장 : 다른 재난들에 비해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죄책감이 매우 크다고 느꼈습니다. (트라우마가)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테러였던 9·11 사태와 자연재해가 원인인 동일본 대지진과 달리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충격과 분노가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가적 차원의 상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요탐 폴라이저/이스라에이드 아시아지국장 : 안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차원에서 오랜 기간 (국가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희생자 가족들은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팽목항의 경우 같은 상담 인력의 장기적 도움이 필요한데도 자주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에스더 아브논/이스라에이드 회원(심리치료학 박사) : 제가 희생자 가족이라면 며칠 동안 계속 새로운 사람에게 이야기해야하는 상황에선 신뢰가 없을 것 같아요. 가족당 한 명의 사회복지사 혹은 심리 전문가를 무조건 배치해야만 합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끝까지 보듬어 주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