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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월호 사고 당시 실제 레이더 관제 영상 입수

입력 2014-06-25 22:21 수정 2014-06-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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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9이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왜?라는 의문…. 오늘(25일)도 던집니다. 누차 말씀드렸듯이 왜?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참사의 진상은 밝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세월호 참사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당시의 실제 레이더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사고 당일 진도 VTS의 관제사들이 보고 있던 바로 그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 당시 사고 원인이었던 급변침의 이유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박성훈 기자가 이 영상을 공개해드립니다.

박성훈 기자, 먼저 레이더 영상을 설명해주시죠.

[기자]

세월호 참사 후 일주일쯤 지나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항로를 알 수 있는 AIS 항적도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이 레이더 영상인데요.

해상관제센터, 즉 VTS에서는 모든 관제를 레이더를 통해 하고 있습니다.

레이더를 보고 있다가 선박에 위험 가능성이 감지되면 곧바로 교신하는 것이죠.

저희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을 통해서 진도 VTS가 보관하고 있던 세월호 레이더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3시간 분량입니다.

레이더 영상은 오전 6시 52분부터 시작됩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세월호인데요, 옆에 쓰인 20.7노트는 속도를 뜻합니다. 즉 시속 38.3km로 남동쪽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시계를 사고 시점으로 빠르게 돌려보겠습니다.

오전 8시 30분입니다. 세월호 진행 방향에서 왼쪽 편에 진도 VTS가 보이고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맹골도입니다.

이 사이를 세월호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8시 49분, 사고 시점입니다. 세월호가 오른쪽에 보이는 병풍도 방향으로 갑자기 급선회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꺾으면서 배는 위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앵커]

이 정도면 굉장한 급변침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병풍도에서 세월호까지의 거리를 측정해본 결과, 대략 1.6km 정도였는데요. 불과 2~3분 동안 배가 U자 형태로 한 바퀴 회전한 것입니다.

시간을 좀 더 돌려보겠습니다.

9시 13분, 둘라에이스호가 세월호에 가장 먼저 접근했고, 이어 9시 27분, 헬기가 도착하는 모습도 레이더에 잡힙니다.

9시 33분에는 해경 123정이 세월호로 접근하고, 이후 주변 배들이 빠르게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9시 53분이 되자, 사방에서 배 10여 척이 세월호를 향해 다가왔는데, 이 시점에 세월호 승객들에게 탈출 지시만 내려졌다면 주변 선박들이 바다에 뛰어내린 승객들을 전부 구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앵커]

그리고 저 시간은 이미 선장 등 선원들이 다 탈출한 뒤였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이 레이더 영상을 다른 VTS 관제사와 분석해봤다면서요?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저희가 이 영상을 입수한 뒤 검증을 위해 다른 VTS 관제사와 함께 분석해 봤는데, 해당 관제사는 영상을 보고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했습니다.

관제사는 반드시 레이더를 보도록 돼 있는데, 안 보고 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앵커]

아마추어인 저희가 봐도 저 항로 궤적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급변침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도 아무도 교신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진도 VTS의 교신록을 다시 확인해 봤는데요.

진도VTS가 세월호와 처음 교신한 시각이 9시 7분입니다.

급변침이 된 시각으로부터 17분이 지난 후에 첫 교신이 이루어진 것인데 과연 17분 동안 진도 VTS가 무엇을 했는지 규명이 돼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거기 핵심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예방기능을 하는 도메인워치라는 게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경이 세월호에 도메인워치 예방기능을 설정했다고 들었는데요. 그건 어떤 건지 우선 설명해 주시고 뭐가 문제였는지 얘기 좀 해 주실까요.

[기자]

7시 7분. 사고 전 상황을 잠시 보겠습니다. 지금 세월호 밑 홀리페어리호라는 곳에 원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것이 도메인워치라는 기능입니다.

이 사고 선박에 도메인워치 기능을 설정하면 그 원 안에 어떤 선박이 들어올 경우 저렇게 빨간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7시 7분 영상을 보시면 세월호가 내려오면서 이 홀리페어리호에 매우 근접하게 됩니다.

[앵커]

도메인워치 원 안에 들어가네요.

[기자]

이 원 안에 들어가면서 이 홀리페어리호가 빨간색으로 바뀌게 되고 이것이 경보가 울리게 되는 기능이거든요.

이 거리가 저희가 측정해 본 결과 대략 600여m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때 진도VTS에서는 두 배에 아무런 교신을 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미 경고가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는 얘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도메인워치 기능이 작동이 제대로 됐는지 알 수 없다는 거죠.

또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10분 전, 다시 말해서 8시 35분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왼쪽에 세월호, 오른쪽에 삼영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두 배의 위험반경이 저렇게 겹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때 당시에도 진도VTS에서는 두 배에 어떤 교신도 하지 않은 겁니다.

[앵커]

화면을 다시 뒤로 돌리고 있습니다. 여기 레이더에 보면 배 이름까지 다 뜨는군요. 오른쪽에 삼영이라고 돼 있고 왼쪽에 세월호라고 돼 있는데 서로 도메인워치로 설정해 놓은 원이 겹치고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일 수 있는데 아무도 관제하지 않았다. 이건 좀 이해가 안 가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도메인워치 그냥, 즉 사고 예방기능이 있었다고 해경이 얘기했지만, 도대체 어떻게 활용됐는지 규명이 필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세월호가 급변침한 원인. 이것이 사실은 이번 참사의 가장 핵심적인 걸로 우리가 알아봐야 될 문제인데. 아무도 지금 여기에 대해서 얘기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끊임없이 왜를 던져야 되는 그런 상황이기도 한데. 레이더로 보면 어떻게 판단을 해야 될까요?

[기자]

사고 당시 레이더영상을 다시 한 번 보시죠.

세월호가 진행하는 방향을 자세히 보시면 병풍도 옆으로 가다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오른쪽으로 급변침합니다.

그런데 이 급변침할 때 앞부분 빨간색은 배고요. 뒷부분의 초록색은 잔상입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조금 더 보시면 뒷부분에서 주황색 표시가 나타나죠.

저 주황색 표시는 세월호에서 떨어진 컨테이너입니다.

이렇게 컨테이너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레이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월호가 급변침을 하기 전에 주변에 충돌할 수 있는 어선이나 선박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이 세월호와 같은 경로를 운항하고 있는 오하마나호의 이 항
적도를 보시면요, 오하마나호의 항적도는 병풍도와 놓고 비교했을 때 좀 다릅니다.

지금 저 빨간색 오하마나호의 항적도의 빨간색 안을 보면 병풍도가 있는데요.

이 항로는 병풍도에서 멀어지는 쪽으로 가면서 진행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는 병풍도쪽으로 급하게 우회전, 다시 말해서 변침을 합니다.

정상적인 경로라면 병풍도를 벗어나는 쪽. 다시 말해서 장애물을 벗어나는 쪽으로 갔어야 되는 저 항로 그리고 변침이 왜 세월호에서는 병풍도를 향해서 급하게 우측으로 변침을 하는 것인가. 이 부분 역시 규명이 되어야 할 대목입니다.

[앵커]

지금 당장 규명하기는 어렵더라도 이건 분명히 궁극적으로는 규명돼야만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알 수 있으니까 당국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듣고 이 항로 궤적은 워낙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나중에 한 번 더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성훈 기자 수고했습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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