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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쌍둥이 배' 오하마나호, 내부 직접 들어가보니

입력 2014-06-20 22:29 수정 2014-06-2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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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 왜 300명 넘는 고귀한 목숨을 구해내지 못했는가, 이런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JTBC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취재해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20일)도 저희가 던지는 '왜?'라는 질문입니다. 오늘은 세월호와 쌍둥이 배라고 불리는 오하마나호에 들어가 사고 당시 의문점을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박성훈 기자가 다녀왔는데,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우선 오하마나호가 세월호와 쌍둥이 배라고 하는데 얼마나 닮은 것입니까?

[기자]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는 길이부터가 136m와 133m로, 3m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중량도 6,600톤급, 6,300톤급, 둘 다 청해진해운에서 일본에서 사온 것인데 노선도 같습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두 배의 폭이 22m로 똑같다는 점인데요, 선원과 선장들이 탈출했던 경로, 당시 출구와 객실의 위치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었는지 아닌지를 하마나호를 통해 따져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직접 올라가서 사진 촬영도 하고 했을 텐데, 어떤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까?

[기자]

취재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뒤에 보시는 영상은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이 배 안에 승객들을 두고 빠져나오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고 전 국민들이 많이 분노했었죠, 그런데 제가 오하마나호에 타서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했던 조타실의 거리를 측정해보니, 4~5m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굉장히 짧은 거리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것은 선장과 선원들이 몇 발짝만 나오면 대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에 있는 동안 구조정이 올 때까지 '승객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조했어야 하지 않는가?'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조타실에서 한 층 계단을 내려간 것인데, 바로 아래 객실이 나옵니다.

이 영상은 당시 객실에서 아이들이 봉을 잡고 복도에 있거나, 구명조끼를 입고 객실에서 기다리는 장면인데 한층 내려가서 객실에 '대피하라'고 소리쳤으면 이 학생들이 이렇게 기다리지는 않았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 보시는 이 장면처럼 해경이 조타실까지 로프로도 올라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었음에도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은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고, 해경이 배가 기울어져서 들어가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정도 짧은 거리였다면 실패하더라도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시는 화면은 오하마나호의 방송 장비입니다.

이 지점에 주목했던 것은 당시 대피방송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저희가 해보니 비상벨만 눌러도 굉장히 큰 사이렌이 울리고 선체 내에 전달됐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만 들고 말하면 배 전체로 다 전달이 됩니다.

선장과 선원, 해경 어느 하나 방송만 했더라면 지금과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반 객실에서 대피하는 부분은 어땠습니까?

[기자]

지금 보시는 이곳은 오하마나호 4층 객실인데, 제가 이 객실에서 걸어가 봤습니다.

불과 30초가 되지 않아 출구까지 빠져나올 수 있었고, 가장 먼 객실도 1분 정도면 충분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가운데 홀에는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돌아내려 가는 원형 계단이 있었습니다.

5층 큰 객실인데,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로 출구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학생과 승객들이 많이 대피하지 못한 것은 침몰이 시작된 직후부터 한 시간이 넘도록 대피방송 한 번 하지 않으면서 객실에 갇혀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했으니까요, 구조 장비도 알려진 것과 달랐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저희가 여러 번 보도해드렸지만 16번이라는 비상채널이 있는데 왜 이것을 안 썼고, 제주VTS와는 12번 채널을 연결했는가, 이것이 구조를 지연시킨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오하마나호에 들어가 보니, 주파수 16번으로 고정돼 있는 무선 송신기가 별도로 있었습니다.

12번 채널로 하려면 일반용을 써야 했습니다.

장소도 바로 조타수 뒤입니다.

이런 것이 바로 가까이 있는데도 12번 채널을 쓴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보시는 화면은 고박 장치인데요, 너무 낡아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앵커]

두 배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저 부분은 확인이 안 됩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인데 저렇게 엉터리였다는 것이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볼수록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네요. 박성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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