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이 들어차는 세월호에서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기도해달라, 무서우니 빨리 데리러 오라고 간절하게 말했던 여고생이 끝내 하늘로 떠났습니다.
그 안타까운 사연을 이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엄마, 빨리 기도해줘"
"아빠, 배에 물이 차는데 무서워요, 나 데리러 와"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 안산 단원고 2학년 김빛나라 양이 전화로 남긴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배 안에서 담임 선생님의 깜짝 생일파티를 마치고 자랑하러 전화를 건 딸에게 "자꾸 전화하지 말라"고 나무랐던 게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김빛나라 양 삼촌 : (물이 찬다는 통화를 하고) 빛나라 엄마가 다시 전화를 했는데 통화 중에 끊겨버렸어.]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김양의 부모는 진도로 달려갔습니다.
김양의 아버지는 기적 같은 생환 소식 만을 기다렸습니다.
몇 날 며칠 동안 팽목항을 지키며 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김양은 엿새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빛나라 양 친척 : 딸만 둘이 있어서, 얘가 큰딸 아니에요? 아들 노릇을 했지…]
오늘(25일) 열린 김양의 발인식에서 눈물로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수학여행을 가느라 아빠 생일에 함께 있지 못한다며 미안해하던 착한 딸.
김양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그토록 찾았던 부모 곁을 영영 떠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