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요즘까지도 회자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언이죠.
민주화 투사로, 또 최고 권력자로 남긴 김 전 대통령의 숱한 말들을 양원보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54년 만 스물 여섯의 나이로 고향 경남 거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야당의 기대주로 성장한 김 전 대통령은 40대 기수론을 제창하며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1970년 평생의 라이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탄압과 저항의 세월. 신민당 총재였던 그는 의원직 제명을 당하자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유신정권에 끝까지 저항했습니다.
"큰 길엔 거칠 게 없다"는 뜻의 대도무문이란 휘호를 즐겨 썼던 것도 거침없는 그의 기질을 잘 드러난 사롑니다.
총칼로 권력을 잡은 신군부 역시 그런 그를 가만두지 않았지만, 그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김영삼/전 대통령 (1983년) : 나를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수는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가 빼앗지는 못해.]
1990년 그는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띄웁니다. 3당 합당이 그것이었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던 그는 결국 14대 대통령 당선을 통해 평생의 꿈을 이뤘지만 변절자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며 "영광의 시간은 짧았지만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고 아쉬워했던 그이지만, 60여년 정치인생의 발자취와 업적은 한국 현대사에 한 획을 긋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