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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플러스] 목 졸리고 돌 맞고…버스기사 수난시대

입력 2014-03-2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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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승객들이 버스 기사를 폭행하고, 위협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법이 강화됐지만 처벌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먼저 이호진 기자의 보도 보시고,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인도에 서 있던 남성이 갑자기 버스를 향해 돌을 집어던집니다.

번호판 아래 구멍이 뚫렸고, 놀란 승객들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이 남성은 그대로 달아납니다.

[피해 버스 기사 : 그게 만약 유리창을 뚫고 들어왔으면 승객이나 기사에게 맞았으면 아주 대형사고 났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사람 죽이겠다고 던진 것이지.]

이번엔 취객이 주행 중인 버스 앞을 가로 막습니다.

당황한 버스기사가 문을 열자 버스에 올라탑니다.

다짜고짜 기사의 목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놀란 승객들은 혼비백산해 버스에서 내립니다.

[장태석/피해 버스 기사 : 황당한 얘기죠, 뭐. 술먹고 어떻게 보면 하나의 화풀이 대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버스 기사 폭행은 하루 평균 10건씩 신고되고 있습니다.

하소연할 데도 없는 버스 기사 가족들은 속만 타들어 갑니다.

[버스 기사 가족 : 세상이 무서우니까 늘 걱정돼요. 운전기사 폭행하고 이런 일이 TV에 자주 나오니까…]

버스기사 폭행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합니다.

이 때문에 2007년 5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법이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버스기사를 폭행했다가 구속되는 경우는 100명 중 1명 꼴도 안 됩니다.

버스 기사와 승객의 안전이 함께 위협받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 자리에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호진 기자. 버스 기사 폭행이 그렇게 심각한 수준인가요.

[기자]

네, 방금 리포트에서도 잠깐 보신 것처럼 지난 13일, 서울 불광동에서 있었던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운행 중인 버스 운전석을 겨냥해 30대 후반의 남성이 어른 주먹만 한 돌을 던진 겁니다.

다행히 운전석 바로 위에 맞아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지만 만약 운전사가 맞았다면 교통사고 등으로 이어져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운전기사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피해 버스 기사 : 그게 만약 유리창을 뚫고 들어왔으면 승객이나 아니면 기사한테 맞았으면 아주 대형사고가 났을 거예요. 이게 문제가 보통 문제가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사람 죽이겠다고 던진 것이지.]

남자는 돌을 던지자마자 곧바로 도망가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앵커]

버스 기사들이 운전하기가 겁나겠는데요.

[기자]

네, 앞서 소개한 불광동 사건도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아직 운전기사를 노린 남성의 신원과 행방은 묘연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기사는 근처를 지나갈 때마다 같은 일이 또 벌어지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히 운전하는데도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앵커]

네, 돌을 던진다든가 하는 묻지마 폭행 말고도, 취객들 행패도 심각하다면서요?

[기자]

네, 취객들 역시 막무가내입니다.

차를 가로막고 행패를 부리거나, 승차하자마자 욕설을 퍼부으며 운전기사를 괴롭히는 경우까지 그야말로 행태도 각양각색입니다.

아닌 밤중에 한바탕 소동을 겪는 버스 기사들의 하소연을 한 번 들어보시죠.

[장태석/피해 버스 기사 : 아무래도 자꾸 그런 일이 반복되면 승객들한테 서비스를 제대로 해줄 수도 없고, 승객들하고 말하는 것이 꺼려지죠.]

[앵커]

수많은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는 버스 기사에 대한 폭행은 정말 심각한 범죄인데요. 해마다 수천 건씩 일어나고 있다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찰청이 공개한 자료로는 해마다 2천에서 3천 건 씩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07년 관련법이 크게 강화됐는데요.

운전 중인 기사를 폭행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법이 강화됐는데도, 막상 폭행을 하다 붙잡히면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정황이 인정되면서 처벌이 약해지곤 합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운전 기사를 폭행해 형사처벌을 받은 이들 가운데 구속된 이들의 비율은 계속 1%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운전기사를 보호하는 마지노선인 보호벽마저도 설치율이 아직 7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네, 운전기사의 가족들까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가족들의 불안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만난 운전기사 가족들의 말을 들어 보시죠.

[버스 기사 가족 : (가족으로서 걱정돼도) 안전운전하라고, 얘기는 그거밖에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잖아요. 저는… ]

이 때문에 범죄의 심각성에 걸맞는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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