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건플러스] 살해·자살…의문 남은 서초동 살인사건

입력 2014-03-05 08: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틀 전에 서울 서초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어제(4일)는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이 인근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숨졌는데요.

이 사건, 먼저 이현 기자의 보도 보시고 자세한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어제 아침 서울 서초동의 아파트 화단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지나가던 사람이 보고 저한테 '아저씨 저기 사람 쓰러져 있어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니까 거기 사람이 쓰러져 있었어요. 반듯이 하늘 보고 누워있더라고…]

아파트에서 뛰어 내린 남성은 전날 500m 떨어진 고급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용의자, 조모씨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전남 출신의 조씨는 고향 후배인 이모씨에게 사업자금 등으로 1억원의 빚을 졌습니다.

그런데 이씨의 빚 독촉이 심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조씨가 이씨를 서초동 고급아파트 주차장으로 유인했고 흉기로 살해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조씨는 범행 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조씨가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력한 용의자였던 조씨의 사망으로 왜 고급아파트를 범행 장소로 택했는지, 둘 사이에 다른 갈등이 있었는지 등은 의문으로 남게 됐습니다.

[앵커]

스튜디오에 이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사건이 복잡한 것 같은데 좀 쉽게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화면을 보면서 들으시는 게 이해가 좀 수월하실 겁니다.

피살된 이씨는 지난 3일 함께 사는 고향 후배를 데리고 용의자 조씨가 사는 성남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씨가 사업자금으로 빌려준 돈을 갚으라고 조씨를 독촉하자, 조씨는 사업에 관계된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며 서초동 고급 아파트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간 겁니다.

동행한 두 사람의 고향 후배가 화장실에 간 사이 조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씨를 찌르고 도주했습니다.

하지만 범행 17시간 만에 500m 떨어진 아파트에서 떨어져 목숨을 끊은 겁니다.

[앵커]

결국 사업자금으로 빌려준 돈 때문에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 얘기군요.

[기자]

네, 경찰 설명에 따르면 용의자 조씨가 피살된 이씨에게 빌린 원금이 80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자까지 하면 1억 남짓한 빚이었다고 하는데, 평범한 직장인도 갚기가 쉽지는 않은 금액이죠.

조씨는 변변한 직업도 없이 내연녀의 집에서 지내던 상황이었고, 발견됐을 때도 낡은 진회색 점퍼를 걸친 상태로 행색이 초라한 편이었습니다.

또 고향에서 가족들과도 알고 지낼 정도로 두 사람이 친했다는 점, 유서에도 "내가 아무개를 죽였어요" 이렇게 성을 떼고 친근한 호칭을 사용하며 이씨 유족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한 점. 이런 것들로 미뤄볼 때 조씨와 이씨가 꽤 가까운 사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조사해야 할 용의자가 세상을 떠났으니, 조씨가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렇긴 합니다.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두 사건 당사자가 모두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하지만 조씨는 자신이 이씨를 죽였다고 유서에 고백해뒀고, 범행을 저지른 뒤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살인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발견 당시 조씨가 입고 있던 옷에서 죽은 이씨의 혈흔이 발견되기도 했고요.

조씨가 투신한 아파트 옥상에서는 지금 영상으로 보시는 것처럼 전날 이씨가 흉기에 찔린 아파트가 가까이 보입니다.

두 곳의 거리는 500m가 채 안되는데요, 범죄 전문가들은 이런 사실에도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잠시 들어보시죠.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본인이 살인을 저지른 장소가 보이는 위치까지 올라가서 투신을 한 걸 봤을 때, 예상치 못한 살인 사건에 대한 책임감, 죄의식 이런 것들이 투신을 하게 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하는…]

[앵커]

그런데 두 남성 모두 범행이 일어난 고급 아파트 등에 살고 있지는 않았는데요. 왜 거기서 사건이 일어난 건가요?

[기자]

고급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조폭들 간의 복수극이다, 이런 추측성 기사도 나왔는데요. 조씨와 이씨가 정말 조폭이었는지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또 두 사람이 강남에 사는 것도 아닙니다. 한 사람은 광주, 한 사람은 경기도 성남에 삽니다.

강남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선 둘 사이의 채무 관계와 관련 있는 다른 사람이 강남에 있다거나, 조씨가 과거에 아파트 인근을 오가며 물색해둔 장소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서초동 아파트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숨진 채 발견 서울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30대 피살…CCTV 확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