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건플러스] 수천억대 자산가 '의문의 피살 사건'

입력 2014-03-06 09:28

의문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의문

[앵커]

수천억 원대의 부동산을 가진 60대 남성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살당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CCTV에 찍힌 용의자에 대해 수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숨진 이 남성의 재산 형성 과정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호진 기자의 보도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지난 3일 새벽, 서울시 강서구의 3층 짜리 건물에서 67살 송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과거 헬스장으로 사용한 3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둔기로 10여 차례 머리를 폭행당한 채 숨져 있던 송 씨는 건물의 소유주였습니다.

[인근 주민 : 교회에서 새벽기도 갔다 오는데 (형사들이 몰려와서) 그 뒤로는 안 가. 무서워서.]

숨진 송 씨는 예식장을 비롯해 인근의 건물 4곳과 오피스텔 등 대형 부동산들을 소유한 수천억대의 자산가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여기면) 1000억 원대가 맞죠. 이런 것만 해도 100억 원에서 200억 원 해요.]

평소 송 씨는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업무를 봤지만 사건 당일엔 새벽 2시가 되도록 귀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히 여긴 부인이 사무실을 찾았다가 숨진 송 씨를 발견한 겁니다.

[송 씨 소유 아파트 경비원 : 나는 여기서 생활하고, 그 양반은 자기 사무실 가서 생활하고 그러니까. 아침에 한 번 보고, 들어올 때 한 번 보고…]

송 씨의 막대한 재산은 2002년 자신이 관리하던 재일교포 이 모 씨의 재산을 매입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씨는 이 과정에서 허위로 문서를 꾸며 이 씨의 재산을 싼 값에 가로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선 징역 8년을 받고 법정구속되기도 했지만, 4년 만에 결국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숨진 송 씨가 원한 관계나 금전적인 이유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앵커]

이번 사건 취재한 이호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누가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는지가 궁금한데요.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은 일단 CCTV에 포착된 용의자를 쫓고 있습니다.

원한이나 금전 관계에 따른 범행 가능성 등을 고려해 수사를 펴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송 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보기 위해 주변 취재를 했는데요,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주변 이웃들이나 직원들의 경우 막대한 재산에 비해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왔으며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조용한 삶을 살아왔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이웃 주민 : 아주 얼마나 알뜰하게 사시는지 몰라, 우리 회장님이. 아니 외식을 안 하신대. 경비 아저씨들 말씀에 의하면….]

반면 송 씨의 부동산 투자 사업과 관련해 갈등을 겪어 왔던 이들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임차인들과 많은 갈등이 있었고, 이를 통해 송 씨가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입니다.

이 내용도 한 번 들어보시죠.

[송 씨 지인 : (제 생각엔) 임차인들하고 관계 좋아서 나간 사람들 하나도 없어요. 권리금 빼앗고 원상회복이라는 명목으로 완전히….]

경찰도 이런 진술 등을 감안해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숨진 송 씨가 워낙 광범위하게 사업을 벌였고, 관련된 이들이 많아 수사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숨진 송 씨가 수천억 원대의 자산가라고 알려졌는데요. 앞서 리포트에서도 잠깐 나왔지만 그렇게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갖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송 씨는 예식장과 상가 건물 뿐 아니라 20층이 넘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3천억 원대의 자산가로 지역 사회에서 신흥 재벌로 불리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 이 재산이 형성된 과정이 특이했습니다.

한때 화물차를 몰기도 했던 송 씨는 아내의 8촌 친척인 재일교포 이 모 씨와 인연을 맺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재일교포 이 씨는 17살인 1934년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번 돈으로 서울 종로구와 강서구 일대 부동산을 구입했습니다.

해당 부동산은 매매가로 약 1천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이 씨가 1995년에 그동안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는 등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이들을 해임하고 친척인 송 씨와 아내에게 관리를 맡긴 겁니다.

그로부터 7년 뒤인 2002년 일본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이 씨의 토지 소유권들이 송 씨 부부에게 넘어갔습니다.

송 씨 부부는 교포 이 씨가 자신들에게 해당 부동산을 증여하고 일체의 권한을 위임한다는 서류들을 법원에 제출했는데,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겁니다.

이 과정에서 1000억 원에 달하는 땅을 20억 원에 가져갔습니다.

[앵커]

송 씨 부부와 그다지 친분이 없는 이 씨가 그렇게 많은 재산을 넘겼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송 씨가 서류를 위조했고 사기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급기야 송 씨와 부동산 관련 분쟁을 겪고 있던 한 임차인이 송 씨 부부가 서류를 위조해 재일교포 이 씨의 재산을 가로챘다며 2005년 검찰에 고발을 했습니다.

송 씨는 1심 재판에서는 사기와 사문서 위조죄 등으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서류 날인이 이 씨의 날인 방법과 다르게 찍혀 서류가 위조됐을 가능성이 크고, 이 씨가 친분도 없는 송 씨 부부에게 막대한 재산을 줄 이유가 없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이같은 판결은 불과 7개월 만에 뒤집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류에 허점과 모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확정적으로 위조됐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검찰의 상고로 다시 재판이 이어졌고,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1심과 2심을 오가는 9년간의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결국 송씨는 지난해 말 일부 사문서 위조를 제외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법정 공방 속에서 수천억 원대 재산을 일궈냈지만 결국 자신의 건물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된 겁니다.

[앵커]

네, 이번 피살 사건의 전모를 알려지면 다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관련기사

[사건플러스] 살해·자살…의문 남은 서초동 살인사건 [사건플러스] 투서에도 '잠잠'…성추행에 떠는 여교사들 [사건플러스] '강남 인질극' 범인, 왜 범행 저질렀나? [사건플러스] 여대야, 군대야?…체육과 군기잡기 논란 [사건플러스]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몰수·폐기 추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