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독극물 유출 공포…'톈진 괴담'의 오해와 진실

입력 2015-08-17 22:28 수정 2015-08-18 23:4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팩트체크를 시작하겠습니다. 주말 동안에 이런 문자를 받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중국의 미국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입니다.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세요. 외출 후에 우산은 철저히 닦아야 합니다. 시안화수소는 나치가 사용한 독가스 성분. 이게 현재로써는 최선의 안전 대책입니다. 열심히 닦아야 된다는 거죠. 맞지 않아야 한다는 거고. 그런데 그래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그랬는데. 아무튼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큰 걱정 할 필요 없다라는 건데. 그걸 한번 팩트체크 시간에 자세히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잘 짚어주셔야 또 진짜로 안심하게 되는 거니까요.

김필규 기자, 이런 얘기는 어디서부터 시작이 된 겁니까?

[기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모바일메신저 등을 통해서 먼저 이런 내용이 퍼졌던 건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주중 미대사관에서 발표한 것이라면서 영문으로 써 있는 내용이 똑같이 국내 SNS를 통해서도 전달됐던 겁니다.

그러다 CNN에서도 "비가 올 경우 대기 중에 남아 있을 독극물이 피난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하자 불안감이 더 커진 건데, 일단 주중 미대사관 홈페이지 상에서는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봤는데 답변 들어보시죠.

[주중 미국 대사관 관계자 : 그것은 우리가 보낸 메시지가 아니다. 미 대사관이 보냈다고 주장하는 문자 메시지가 돌고 있지만 우리의 메시지가 아니다. 미 대사관으로부터 나오는 공식 메시지는 대사관 웹사이트에 있습니다.]

[앵커]

이 내용을 보면 아무튼 자기들은 그런거 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주중 미대사관에서 나왔다는 얘기는 SNS 상에서 돈 얘기는 일단 사실이 아닌 것은 틀림없어진 것 같고요. 그런데 이제 CNN 보도는 뒤에서 나오니까 물론 CNN 보도는 그 지역의 피난민들에게 조심하라는 얘기일 수 있겠으나 아무튼 좀 우리라고 해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가 아니어서 그래서 걱정을 좀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자 그대로 나온 대로 독극물과 나치가 사용한 독극물하고 같다는 게 그건 맞는 겁니까?

[기자]

예. 그 부분도 확인을 해 봤는데요. 이번에 대량 유출된 게 시안화나트륨이죠. 이게 물과 쉽게 반응하는데 그러면 시안화수소(HCN)가 발생합니다.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따르면 나치의 가장 큰 학살 수용소인 아유슈비츠 가스실에서 결정성 시안화수소인 지클론B를 사용해 유대인을 학살했다는 기록이 나오니 상당히 치명적인 게 맞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걸 왜 아직까지 사용을 하고 있느냐 이건 살충제, 농약 성분이기도 한데 공업적으로는 금이나 은을 녹일 수 있어 도금을 할 때 많이 쓰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정부에서도 삼키거나 피부 접촉했을 때 상당히 치명적인 위험물질로 규정해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예를 들면 중국발 황사라든가 아니면 미세먼지라든가 이런 데 왜 중금속 물질이 섞여서 날아온다고 하잖아요.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 피해지역이 될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기자]

공업용으로 쓰이는 시안화나트륨은 고체 상태라 외부로 유출됐다고 해서 멀리 퍼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혹시 폭발 때문에 가루가 돼서 날아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순 있습니다. 그럴 경우 문제는 바람의 방향인데 전문가 이야기로 들어보시죠.

[허창회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 기류는 서풍이라든가 북서풍 기류는 아니에요. 지금은 남풍이나 남서풍, 이런 쪽이라서 톈진 그쪽에서 오는 기류 방향은 아니고? 현재 (톈진에서의) 상황은 다 끝이고. 그러면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있나요?]

또 톈진에서 한반도까지 직선거리로 800㎞ 정도 떨어졌는데, 시안화나트륨이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먼 거리를 날아오긴 힘들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튼 공기보다 무거워도 왜 아까 얘기한 것처럼 중금속 같은 것도 무거운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왜 황사나 미세먼지에 실려서 온 게 실제로 있다고 했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못 놓고 있고요. 예를 들어서 지금은 이 며칠 사이 바람이 이쪽으로 안 부는지 모르겠으나 계절풍이라 하더라도 특히 만일에 이 사고가 겨울이나 이럴 때 났으면 북서풍이 주로 오기 때문에 그때는 실려서 올 수도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봤을 때 봄이나 겨울에 이런 사고가 났다고 하면 어떻게 됐을지. 물론 그때 가서 봐야겠지만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고요. 또 말씀하신 대로 그날 따라서 어떻게 다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고 당일인 13일부터 어제까지 톈진에서 시작된 대기의 방향이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분석한 자료를 저희가 입수해서 확인을 해 봤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색깔별로 이게 이제 고도별 측정 고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대기 움직임인데 대부분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북쪽을 향하는 것 확인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 밑으로 간 것 역시도 북한 위쪽을 지나간 것으로 관측이 된 건데요. 그래도 혹시 한반도로 유입이 된 게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해서 지금 백령도에 있는 미세먼지 관측장비를 통해서 나트륨의 농도도 측정을 해 봤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변화가 없었다고 하고요. 그러니까 폭발 이후에 국내에는 영향이 없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공교롭게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게 그것 때문이 아니냐라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기자]

그것 역시 환경과학원에 물어봤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홍유덕/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 : 그건 서해안에 미세먼지들이 조금씩 축적이 되다가, 바람에 의해서 서해안 쪽으로부터 우리나라로 들어온 지역이고 그런 동시에 수도권 지역의 대기가 정체되어서 그런 부분들이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앵커]

아무튼 이게 얘기가 처음에 알려진 것은 중국발이기는 하고 아까 처음에 문제됐던 SNS요. 또 저희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미국대사관 중국에 있는 미대사관에서는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얘기를 하고 일단은 좀 안심이 되기는 하는데. 국내에서는 현재까지는 아무튼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이런 얘기죠?

[기자]

중국에서 이 괴담이 급속도로 퍼지자 검열기관에서 계정 수백 개를 삭제하고 웹사이트 수십 곳을 폐쇄했는데요, 인민일보를 포함한 매체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를 내보내도 잘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정보를 틀어 막으려고 할수록 괴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 이번 톈진 사태에서 다시 한번 입증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마치기 전에 숙제를 한 가지 드리겠습니다. 오늘 다른 분들 얘기 들어봤더니 편서풍을 걱정하시던데 그거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편서풍은 왜 그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잖아요. 그래서 온 것일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우려들을 하시는데, 편서풍은 그러면 굉장히 높은 곳에서 불기 때문에 이게 이번에 독극물질이 위까지 못 올라가니까 안 왔을 수도 있겠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걸 내일 혹시 좀 더 팩트체크에서 알려주시겠습니까?

[기자]

알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팩트체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필요한 제도인가? [팩트체크] 영화 '암살' 속 전지현 실존 인물 일까? 톈진 참사 사망·실종자 200명 넘어…괴담 급속 확산 중국, 톈진항 폭발 관련 유언비어 유포 사이트 50곳 폐쇄 [직통전화] 톈진 교민 "2차 폭발 때 죽음의 위협 느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