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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영화 '암살' 속 전지현 실존 인물 일까?

입력 2015-08-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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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뒷모습을 보신 분께서는 '김필규 기자가 어디 갔나?' 하실 것 같은데, 오늘(13일) 하루 휴가를 갔습니다. 여름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김필규 기자가 출장 갔을 때 대신했던 박소연 기자가 오늘 하루 또 대신 수고를 해주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 자리에선 오랜만입니다.

영화 '암살'이 인기를 끌면서 영화 속 항일독립운동가들, 특히 여성들이 얼마만큼 했느냐에 대한 궁금증. 최근 들어 굉장히 많이 문의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오늘 팩트체크하고, 이따가 최동훈 감독을 좀 만나보도록 하지요.

우선, 실제로 전지현 씨가 '안옥윤'으로 나왔던가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느냐, 이런 궁금증이 먼저 나오더군요?

[기자]

네, 1930년대 독립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암살의 한 장면입니다.

배우 전지현 씨가 여성독립운동가 안옥윤 씨를 연기했는데요, 영화 속에 김구 선생이나 김원봉 선생 같은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하다 보니까, 이 안옥윤이란 주인공도 실존인물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 팩트체크에서 준비해봤습니다.

[앵커]

실제로 총을 들고 저격하는 정도의 전투를 치른 사람이 여성 중에 그렇게 많으냐. 그래서 안옥윤이란 인물이 실존 인물이냐 하는 얘기들이 나온 거잖아요?

[기자]

안옥윤이란 이름을 가진 여성독립운동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과 비슷한 삶은 살았던 독립운동가는 있었습니다.

'여자 안중근'으로 불리는 항일투사 남자현 지사인데요, 남 지사는 1925년 사이토 조선 총독 암살을 시도했었고요, 만주에서 혈서로 독립청원서를 작성하기도 했는데, 이 혈서가 독립운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1933년에는 부토 주만 일본대사를 암살하려다가 체포돼 옥고를 치르는 등 무장 항일투쟁의 선봉에 서 있던 인물입니다.

[앵커]

오늘 팩트체크에는 사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롭다기보다는 저희가 처음 아는 내용들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남자현 지사 말고도 이렇게 무장 투쟁에 앞장섰던, 즉 전투를 직접 치렀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이 많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권기옥 선생은 전투기를 직접 조종한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였습니다.

당시 중국 국민당 정부 공군에 복무하면서, 1932년 벌어진 상하이사변에서 전투기를 몰고 직접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안경신 선생은 1920년 일제의 평안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해 폭파했던 인물인데요, 이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아 사형언도를 받은 한국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돼 있기도 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사진이 바로 여성광복군들의 모습입니다. 1940년에 조직된 한국광복군에는 지대별로 여성광복군 30여 명이 활동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실제로 전투를 치르려면 남자들과 똑같이 훈련받고 그랬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항일 전선에서 활약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이 글, 1919년에 작성된 대한독립여자선언서도 그중 하나입니다.

[앵커]

"슬프고 억울하다 우리 대한 동포시여"… 전부 한글이군요.

[기자]

글씨가 작아 화면에선 잘 안 보이는데요. 첫 구절은 "슬프고 억울하다 우리 대한 동포시여"라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한 여성들도 구국 활동에 나서야 한다. 신발을 단단히 신고 절대 물러서지 말자,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선언서가 작성된 시기도 중요한데요. 단기 4252년, 즉 1919년 2월이죠. 같은 해 발표된 3·1 독립선언서보다 빨랐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하는데요,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성숙 관장/국립여성사전시관 : 여성들의 이름으로 선언서를 발표한 건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까지로는 발굴되지 않고 있어요. 여성들의 이름으로 제국주의 국가를 상대로 국가의 자유와 민족의 독립을 전 세계 만방에 알리는 선언서를 발표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여성사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지 않은가.]

[앵커]

그렇습니다. 사실 3·1 독립선언서는 다 아는데, 대한독립여자선언서는 저도 오늘 처음 보는 것이거든요. 그만큼 이렇게 무장투쟁에까지 나섰던 여성독립운동지사들의 활동이 잘 안 알려진 측면이 많이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3월 기준 독립유공자 수는 1만3940명입니다.

이 가운데 여성은 248명으로 1.8%에 불과합니다. 국가보훈처는 그동안 여성 독립운동가 1931명을 발굴했지만, 입증 자료가 부족해 실제 유공자로 인정된 분이 적다고 하는데요.

안중근, 김구 선생 등 지금 보고 계시는 분들, 우리 훈장의 최고 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은 30명의 유공자들입니다.

이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분인데요, 게다가 한국인도 아닙니다. 대만 총통 장제스의 부인인 쑹메이링 여사가 독립운동 지원 공로로 받았습니다.

[앵커]

광복 70주년이라고 합니다마는, 좀 부끄럽네요. 이렇게 보자면. 그동안에 대우를 해드린다든가 관심을 갖는다든가 하는 것이 지나치게 적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권기옥 지사의 아들인 권현 광복회 이사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그들의 업적을 발굴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투사 안옥윤이 활약한 영화 암살에서도 '기억해달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영화를 본 관객뿐 아니라 모두가 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려는 노력,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김필규 기자를 대신해서 팩트체크 박소연 기자가 진행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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