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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엇갈리는 '임시휴일 경제효과' 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15-08-0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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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주 금요일은 휴일이죠. 임시공휴일이 됐습니다. 광복절이 토요일에 겹치면서 갑자기 임시공휴일로 정해진 건데, 정부에선 이로 인한 경제효과가 1조원이 넘을 거란 설명까지 내놨습니다. 그런데 기억하시는지요, 불과 2년 전 대체휴일제 도입을 논의할 때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 바 있습니다. 재계에서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거라면서 격렬히 반대를 했죠. 지금 보면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6일) 팩트체크에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일단 이번에 휴일 경제효과 이야기가 나온 게 지난 국무회의에서였죠?

[기자]

예, 그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 되겠냐" 물었더니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대체공휴일 하루 당 금액으로 1조3천억 원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답을 했습니다.

그 답의 출처가 어딘지 살펴보니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였는데, 여기선 조사 결과 한 사람이 보통 휴일에 7만 9600원을 쓰더라, 그런데 이번 임시공휴일에 모두가 다 쉬는 건 아닐 테니 국민 절반만 쉰다고 봤을 때 숙박업, 음식점 위주로 해서 우리 경제에 가져올 부가가치가 1조3100억 원 정도 될 거라고 본 겁니다

[앵커]

그러면 재계에서 2년 전에 내놓은 분석은 뭐였습니까?

[기자]

그때는 손실 쪽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휴일이 늘어나도 공장은 계속 돌려야 하니까 휴일근로수당이 늘고 이에 따라 미리 쌓아둬야 하는 퇴직금 부담도 늘고 하니 기업 입장에선 한해 4조 2천억 원이 더 든다고 봤던 겁니다.

또 쉬느라 공장 못 돌려서 손해 보는 게 28조 원, 이렇게 해서 32조 원 정도 타격을 입는다고 분석했는데, 이걸 대체휴일 하루로 따져 보면 약 9조8천억 원의 손해라고 봤던 겁니다.

당시 원래 모든 공휴일에 대체휴일제를 적용하려고 국회에서 추진했다가 재계의 이런 주장에 막혀 어린이날과 설, 추석 명절만 적용키로 절충을 했던 겁니다.

[앵커]

근데 이건 뭐, 단순하게 초등학생처럼 계산을 해도 손해가 9조8천억원이고 득 보는 게 1조3천백억원이면 차이가 8조원 이상 나잖아요? 손해가 더 크단 얘기잖아요?

[기자]

두 가지 면에서 심각하게 생각해볼 부분이 있는데요, 일단 이번 연구 진행한 현대경제연구원 측 이야기부터 들어보시죠.

[주원 선임이사/현대경제연구원 : 경제가 좋을 때는 재계가 주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해요. 상황이. 그런데 지금 경제 상황은 물건이 팔리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생산을 못 해서 경제가 안 돌아가는 게 아니고 재고는 많이 쌓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공급 사이드의 비용 문제보다는 수요 진작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분 얘기는 재계가 그 당시 손해라고 계산했던 셈법은 요즘 같은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제가 활황일 때는 오히려 그런 주장이 맞을 수 있지만, 지금같이 내수 경기가 도저히 진작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는 최 부총리가 언급한 1조3천억 원 부분인데, 이건 숙박, 음식점, 운송업 등 관련 업종에서 생길 부가가치만을 이야기한 겁니다.

이보다 앞서 정부 발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좀 더 종합적인 효과를 연구한 게 있는데 소비지출뿐 아니라 휴식으로 인해 올라갈 노동생산성, 사회적 편익까지 고려하면 대체휴일 하루당 16조 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니 앞서 경총이 예상한 하루 9조8천억 원 손해보다 얻는 게 훨씬 많은 거죠.

또 이 연구 진행한 한 연구원은 "경총이 산정한 손해액 자체도 모든 공장이 휴일에 올스톱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거라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기도 있었습니다.

[앵커]

보면, 결론부터 놓고 계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건 우리가 손해야, 하면 손해되는 쪽으로 데이터를 다 갖다 붙이고, 이번엔 득이야 하면 득이라는 쪽으로 다 갖다 붙이고 그런 거 아닌가요? 결국은 뭘 믿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우선 들고… 이번에 의외인 건 임시공휴일에 대해 재계가 오히려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임시공휴일에 대해서 재계가 각자 다 입장을 밝혔는데요.

예, 전경련은 "메르스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임시공휴일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대한상의는 회원사들에 좀 쉬라는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과연 2년 만에 재계가 입장을 바꾼 것인가,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그게 아니다. 광복 70주년, 또 메르스로 인한 내수 피해 등 감안해 이번 한 번만 해보자는 거다. 유통이나 여행업계는 좋겠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피해가 크니 휴일 확대에는 여전히 반대"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정부에서 사기 진작이든 경제활성화든 한 번 쉬어보자니까 재계가 마지못해서든 어쨌든 좋다고 하는데, 아예 대체휴일제로 가자는 건 머리 싸매고 반대하는 상황이겠죠?

[기자]

예, 그런데 여기서 잠시 오늘 나온 이야기 하나 좀 들어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대 구조개혁을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중요합니다. 이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앵커]

대국민담화에서 나온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결국 국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일 텐데요.

앞서 보신대로 일단 휴일의 경제효과, 숫자는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국은 여전히 OECD에서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 국가이고, 그래서 이런 상황에선 서비스업 활성화 절대 쉽지 않다는 것, 또 광복절 임시휴일 하루로는 이런 문제 해결되기 힘들 거란 점입니다.

[앵커]

예. 임시공휴일 8월 14일에 김필규 기자는 쉽니까? (안 쉽니다.) 안됐습니다. 김필규 기자와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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