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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번엔 남북이 대화할 차례"…대북 특사카드 꺼내나

입력 2019-03-18 18:21 수정 2019-03-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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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간 경색 국면이 길어지는 모양샙니다. "협상 중단을 고려한다"는 북한의 초강수에 우리 청와대는 어떤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심 중입니다. 이번에는 남북이 대화할 차례라는 입장과 함께, 대북특사 카드 등 여러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8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을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기자]

시계를 사흘 전으로 되감아 보겠습니다. 지난 15일, 금요일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3국 순방 중 마지막 국가인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훈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그리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협력을 이야기하는 중이었습니다.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현지시간 지난 15일) : 총리님의 국가 발전 전략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조화를 이루어 양국이 상생번영의 미래를 함께 이뤄 나가길 희망합니다. 총리님께서 그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고…]

바로 옆자리에 배석했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급한일이 있는 듯, 무언가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정상회담 도중 보고할 정도라면, 그 사안의 시급성을 어느정도 예상해볼 수 있죠. 저희도 금요일 회의에서 속보로 전해드렸던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 관련 보고였습니다. "미국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가히 폭탄급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 (지난 15일 / 화면제공 : 중국 CCTV) : 미국 측이 조·미(북·미) 관계 개선이라든가 그밖에 다른 6월 12일 공동성명 조항들의 이행에는 일체 관심이 없고, 오직 우리와의 협상에서 그 어떤 결과를 따내서 저들이 정치적 치적으로 만드는 데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 최고 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북·미의 팽팽한 신경전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는데, 최선희 부상의 발언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던 내용이었죠. 진짜로 판을 깨자는 것인지, 아님 미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쓴 것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북측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즉각 물밑 채널을 가동했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지난 15일) : 서울에 안보실에서는 최선희 부상이 정확하게 무슨 발언을 했고 그 발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각도로 접촉을 해서 그 진의를 파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어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파악된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선, "북한과 미국 모두 과거로 돌아가기엔 크게 진전했다"며 "양국 모두 2017년 이전의 갈등과 대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다시 말해, 최 부상의 발언은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벼랑 끝 전술'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또 북·미간 비핵화 해법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를 일시에 달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All or Nothing 전략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대신 '스몰딜'을 '굿이너프딜, 충분히 괜찮은 딜'로 만들어 연속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미국식 일괄타결과 북한식 단계적 해법 사이, 그 어딘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정부 역할론도 강조했는데요. 지난해 우리가 북·미대화를 견인했듯이 "이제는 남북대화의 차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5월 26일) : 북남 문제의 중요한 문제에 우리가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가 각자 책임, 본분을 다해서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지난해 5월 26일) : 지난번 4·27 회담 이후에 우리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이 많이 있었고, 또 이렇게 조·미(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아주 중요한 회담을 앞둔 시기에 그런 점에서 함께 협력해 나가는 그런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오늘 회담이 아주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또 청와대는 북한이 대화 궤도를 벗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남북 간에 이미 합의가 된 비무장지대 평화체제와 같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등은 계획대로 이행해 나간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 카드나 2차 판문점 회담과 같은 원포인트 만남을 검토하는 등 과감한 소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오늘 하루, 공식일정을 비운 채 대응책 마련에 몰두한 만큼, 조만간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 당연히 관련 보고를 받았을텐데, 며칠째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주말간 10건이 넘는 트윗을 쏟아냈는데…전부 다 미국내 이슈에 관한 내용이었고요. 북한 관련 발언은 참모진들에게 역할을 넘겼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 또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이죠. 일각에서는 본인이 직접 나설 경우 정말 판이 뒤집어져버리는 극단적 상황까지 갈 수 있기에 우선 말을 아끼고, '벼랑 끝 전술'로 밀고 나오는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겠다는 두 가지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청와대 "이제는 남북 차례"…대북 특사카드 꺼내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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