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와도 한미 동맹의 큰 방향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층적 고위급 논의와 핵협의그룹(NCG) 같은 안보협력체제, 경제·과학기술 분야 협력 등에서 한미 동맹이 강화된 만큼 차기 미국에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동맹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조 대사는 오늘(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다가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 "현재 미 대선의 향방은 전혀 알 수 없다"면서 "스윙 스테이트, 중도층의 표심, 제3 후보의 변수가 종합적으로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현동 주미국 대사가 25일 오전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대사는 또 "(지난해 대사 부임 후) 미국 의회 상하원 의원들을 만났을 때 정치성향을 불문하고 한미 동맹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며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쪽이 집권하더라도 한미 동맹의 강화·발전이라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부임한 조 대사는 현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했습니다.
실제 최근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도 동률을 기록하는 등 두 후보가 팽팽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 등 외신에서는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각국이 양측 후보 모두에게 일종의 '보험들기' 식 접촉을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역시 총리를 지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직접 미국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는 등 트럼프 집권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 대선을 대비하는 우리 정부 차원의 전략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위 이 당국자는 "미국을 방문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만 별도로 만나고 이런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보면 과연 그게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저희는 나름대로 균형감,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직인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다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상대방인 트럼프 후보 측에 적극적으로 공 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또 "(트럼프 측에 접촉하는 나라에 대해) 미국 고위 인사들의 반응은 당연히 긍정적이지 않다"며 "(우리 정부가) 트럼프 측을 네트워킹 할 경우에는 가능한 드러나지 않게 신경써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