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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잘 안 씻는 사람'?…체모 감정 '황당 해석'

입력 2019-12-19 20:55 수정 2019-12-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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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년 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할 당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엉뚱하게 해석한 의견을 정식 수사 보고서에 포함시킨 걸로 드러났습니다. 8차 사건의 범인이 땀을 많이 흘리고, 잘 안 씻는 사람일 거라고 추측을 했는데요. 그 방법이나 근거가 모두 엉터리였습니다.

최규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8차 사건 당시 결정적인 증거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였습니다.

방사성동위원소 감정법으로 체모를 분석해 형태와 성분이 비슷한 윤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당시 국내 최초로 방사성동위원소 감정결과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0년 만의 재수사에서 국과수 감정 결과 자체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수사 초기부터 체모를 분석한 결과를 놓고 엉뚱한 해석을 내린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국과수 감정서에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에서 염소와 나트륨 성분 수치가 높게 나온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은 이를 합쳐 염화나트륨 즉, 소금기가 많은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식 수사보고서에는 "범인은 땀을 많이 흘리고 잘 안 씻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까지 기록했습니다.

법의학자가 아닌 식품학 관련 교수의 자문을 얻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각각의 성분을 더해 새로운 물질로 취급한 건 비과학적인 추론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숭덕/서울대 법의학 교수 : 하나의 원소가 높다고 해서 그걸 합쳐서 하나의 특정 물질이 높다고 하는 건 진짜 무식한 거 아니면 조작했다고 얘기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무식함이라고…]

윤씨 변호인 측은 국과수 감정 결과가 수사 초기부터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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