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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목포신항…"미수습자 수습 최우선 약속 지켜달라"

입력 2017-05-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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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세월호는 진도 팽목항을 떠나 목포신항에 와 있습니다.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을 포함해 세월호 가족들도 함께 머물고 계신데요. 잠시 목포를 연결하겠습니다. 목포에는 이가혁 기자가 한 달 넘게 체류하며 취재하고 있는데요.

이가혁 기자, 지금 목포신항에서 9명의 미수습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저희 뉴스를 보고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분들에게는 특히 이번 대선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현재 목포신항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저는 세월호가 보이는 목포신항 철제 담장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는 이렇게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들 얼굴 사진이 배 모양의 조형물 안에 담겨있습니다.

오늘은 방문객도 많지 않고, 떠들썩했던 인양 초기와는 달리 취재진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상당히 적막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매일 이곳을 지키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정 운영 책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한 지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 사람들이 바로 가족들"이라고 했습니다.

이 쪽에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회의를 하는 '만남의 장소'라는 임시 컨테이너가 있는데요.

지난 3년 동안 진도 팽목항에서 가족을 기다렸고, 이후 인양된 세월호를 따라 이 곳 목포신항으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기다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현재 컨테이너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저희 방송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가 계신데요, 손 앵커가 직접 말씀 나눠보시겠습니까?

[앵커]

먼저 가족들이 간절히 바라는 게 바로 미수습자의 조속한 수습일 것 같습니다. 지난 5일에 선체 내부가 아닌,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쪽 바닷속 해저면에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가 발견됐는데요. 단어 하나하나…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가족들의 염려도 크실 것 같습니다.

[이금희/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 어머니 : 사실은 저희가 세월호 배 안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현장에서 저희는 99% 이상 미수습자 가족일 거라고 믿고 있거든요. 지금 DNA가 아직 안 나와서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지만, 만약에 DNA가 딱 나왔을 때 미수습자 가족이라고 하면, 해역의 수색이 전폭적으로 수정이 되고 그 해역을 어떻게 수색을 해서 9명을 찾아야 할지에 대한 대책이 지금 세워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아직 DNA가 안 나와서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기가 애매모호한 상황이죠. 그래서 저희가 애타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앵커]

DNA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던데요. 급하게 해서 될 일도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끈기를 가지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목포신항에 올라와있는 세월호 내에서도 하루빨리 미수습자가 수습되길 바라는 마음은 아마 모든 국민들의 마음일 텐데… 투표는 하셨겠죠?

[이금희/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 어머니 : 네, 투표했습니다.]

[앵커]

누가 당선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제19대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이금희/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양 어머니 : 사실은 은화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왔으면, 지금 엄마 손을 같이 붙잡고 선거를 했을것 같아요. 근데 저희가 참사 소식을 듣고 진도로 내려가서 3년을 넘게 딸 아이를 찾고 싶고, 9명의 가족을 찾고 싶어서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미수습자라는 표현이 처음으로 쓰였는데요. 저희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입니다. 가족을 다 찾아서 집으로 보내달라는 거. 그리고 많은 대선 후보님들이 미수습자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아파했던 많은 국민들. 지금도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함께하는 많은 국민들. 어느 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공약을 지켜주셔서 미수습자를 유가족이 되게 해주세요.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대통령이 되셔서 국민한테 믿음도 주고 신뢰가 되는 그런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금희 씨였습니다. 뒤에 계신 미수습자 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다시 이가혁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한 뒤 선체 내부 수색을 계속 진행해왔는데, 어제만 해도 전해드릴 때 당시 여학생들이 있었던 객실 철판을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수색에 들어간다고 전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오늘 하루는 잠시 멈춘 상황이죠?

[기자]

지난달 18일에 세월호 선체 내부 수색을 시작했으니, 오늘로 작업 22일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대선 당일이어서 작업 시작 이후 처음으로 선체 내부 수색을 하루 멈추고, 작업자들도 투표를 할 수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 최소 관리 인원들만 부두 안에 비상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쪽 상황을 좀더 설명드리면 이렇게 세월호 미수습자가 빨리 수습되길 바라는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단체 컨테이너가 있고, 또 철제 담장을 따라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내건 현수막과 노란 리본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쪽을 보시면 시민들 다섯 분 정도 계시는데요, 300m 정도 걸어들어가면 세월호 선체 쪽으로 다가갈수 있습니다. 평소 작업이 있는 날이면 해수부 관계자, 수색 작업자, 가족들이 드나드는 곳입니다.

말씀드린대로 오늘은 작업이 없기 때문에 세월호를 보러오신 시민분들만 계실 뿐입니다. 이곳에 오신 미수습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유가족 분들도 상주를 하고 있습니다. 내부 수색 작업을 지켜보며 유류품 관련 작업과 수색 과정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역시 안에서 저희 방송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안쪽에서 유가족 한 분과 제가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잠시 뒤면 오늘 대선 투표가 마감이 됩니다.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신가요?

[인터뷰 : 대통령 심정을 바라보기보다는 우선 부모님이 여기 있는데, 창문 너머 세월호를 지켜보는 부모님들의 가슴은 찢어질 듯하죠. 그리고 저 배 안에는 미수습자 9명이 아직 배안에 있습니다. 그들이 한시라도 빨리 박차를 가해서 부모님들 품 안에 돌아가는 게 저희 가족의 바람이고요. 대통령에게 바란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면 노력하는 만큼 보답을 받는 나라, 소외되고 힘없고 정말 바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지켜만 보는 대통령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같이 들어와서 부대끼며 생활할 수 있고 그런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8시 이후, 한 2시쯤 되면 어느정도 당선될 사람이 밝혀지겠지만. 어느 분, 누가될지 몰라도 공약이 공약으로 남발되지 않고 서민과 같이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세월호 참사,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되어야 하고, 설령 해양이나 육상에서 사고가 났을 때 구하지 않는 그런 모습의 안일한 정부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안전한 나라를 지켜낼 수 있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오늘로 세월호 참사 발생 1120일째입니다. 참사를 겪은 학생들, 1997년생입니다. 참사를 겪지 않았다면 이번에 처음으로 자신들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어엿한 유권자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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