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밤(20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은 지 12일 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 전 회장이 숨진 뒤 이완구 총리가 사의를 밝히기까지의 12일을 신혜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완구 총리는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복색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원외교 비리와 방위산업 비리 의혹 등을 규명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9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으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성 전 회장의 유품에서 이 총리를 포함한 현 정권 실세와 정치권 인사 8명의 이름이 담긴 메모가 공개된 겁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며 금품 수수 의혹을 즉각 부인했습니다.
[이완구 국무총리/국회 대정부질문(지난 14일) : 총리는 증거가 나오면, 고인이 저에게 준 육하원칙에서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과도 바꾸겠습니다.]
하지만 2013년 4월 재보궐선거 당시 성 전 회장이 음료수 상자에 3천만 원을 담아 이 총리에 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갔습니다.
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지난 1년간 200건이 넘는 통화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총리의 거짓말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공식화한 데다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들마저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이 총리는 결국 어젯밤, 사의을 표명했습니다.
취임 63일 만의 사의 표명으로 이 총리는 사실상 헌정 사상 최단기 총리로 기록되는 불명예도 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