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마지막 메르스 감염자였던 80번 환자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치료를 받다 합병증으로 오늘(25일) 새벽 숨졌습니다. 이로써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5월 2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6개월여 만에 한 명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메르스가 자체적으로 재확산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데요, 방역당국은 국제기준에 따라 메르스 최장 잠복 기간인 14일의 2배가 지난 다음 달 23일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을 잃은 80번 환자 유족들은 방역당국과 병원이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한주 기자입니다.
[기자]
메르스 80번 환자인 김모 씨의 시신이 병실 밖을 나섭니다.
6월 7일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뒤 음성판정을 받고 잠시 퇴원하기도 했지만 다시 양성반응을 보여 사실상 6개월간 격리돼 있었습니다.
림프종 환자인 김씨는 메르스 전파 가능성이 사라진 뒤에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간헐적으로 나와 병실에 격리돼 홀로 투병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림프종 합병증이 악화돼 숨진 겁니다.
임종의 순간에도 아내를 제외하고는 4살 아들 등 나머지 유족의 출입까지 통제됐습니다.
유족들은 방역당국이 전파 가능성이 없는데도 메르스를 이유로 림프종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 씨 미망인 : 세월호처럼 (격리해제해서) 꺼내면 살릴 수 있는데 정부는 꺼내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반면 방역당국과 의료진은 필요한 검사는 모두 진행했고 치료를 소홀히 한 적도 없다고 해명합니다.
하지만 메르스를 옮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도 격리를 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다시 양성반응을 보인 사례가 세계적으로 처음이어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