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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겐 냉철한, 시민에겐 따뜻한 '손석희의 두 얼굴'

입력 2013-10-10 16:18 수정 2013-11-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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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손석희는 '언론인'의 대명사와 바꿔써도 무방하다.

논리 정연한 진행, 치우침 없는 균형 감각도 높이 평가 받지만 그의 역량은 인터뷰 때 가장 빛난다. 상대를 집요하게 밀어붙여 원하는 답을 끌어내는 손석희 스타일에는 송곳 인터뷰, 촌철살인 질문과 같은 수식어가 붙었다.

지난 9월 16일 JTBC '뉴스9' 마이크를 잡은 손석희 앵커, 그의 스타일은 첫날 안철수 의원인터뷰에서부터 나타났다. 안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에 대해 "실망스럽다. 정치는 의혹을 해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키웠다. 여러번 더 만나야 한다"고 지적하자 손석희 앵커는 "한 번 만나기도 힘든데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 채동욱 전 검찰총장 파문에 대해 묻자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정확한 답을 주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튿날 출연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도 진땀을 뺐다. 손석희 앵커는 일본 방사능 공포와 수산물 대책에 대해 물으며 "(수입금지 조치를) 더 확대할 생각은 없느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는 못 느끼는가?",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벌어진 지 오래인데 그동안 우리 정부는 뭘 했냐는 지적도 있다" 등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막을 내린 국회 정치쇄신 특위 새누리당 간사로 활약한 박민식 의원에게도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손석희 앵커는 "정치쇄신 특위까지 만들었는데 왜 논의가 안 되느냐?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도 정당 공천권 폐지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논의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박민식 의원이 "논의는 많이 했다"고 답하자, "그럼 왜 안 됩니까?"라고 대놓고 물어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지향하는 JTBC '뉴스9'에서 손석희 스타일의 인터뷰 사례는 수없이 많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고, 시청자가 알아야 할 답을 듣기 위해 했던 질문을 또 하며, 좀처럼 웃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손석희 스타일'에도 예외는 있다. 뉴스 메이커가 아닌 뉴스 소비자인 일반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 손석희 앵커는 달라진다. 말투는 부드럽고, 질문은 쉬우며, 얼굴가득 미소를 띄우기도 한다.

지난 9월 19일 서울역에서 만난 귀경객인터뷰에선 "박진규 기자가 꽤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도 방송사의 횡포입니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피곤하실 텐데 빨리 집에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고 말을 건네자 귀경객은 "손석희 앵커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라고 화답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손석희 앵커는 다정하게 "남은 연휴 푹 쉬시길 바랍니다. 오랫동안 붙잡혀 있는 것 같아 빨리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10월 9일 한글날에는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텃골돌샘터, 강뜰에새봄결, 김온누리빛모아사름한가하, 금빛솔여울에든가오름. 한 입에 발음하기 힘든 4인 가족의 이름을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했다. 현장연결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가족과 얼굴을 마주보고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 "이름 때문에 불편한 건 없었나?" 등 궁금한 점을 물으며 종종 미소를 보였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뉴스메이커에겐 강하고, 언론을 소비하는 일반인에겐 약한 인터뷰어. '뉴스9' 진행을 맡은 손석희 앵커의 두 얼굴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방송뉴스팀 조은미 기자 eun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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