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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대북관계 외치는 정부…최소 거짓말은 말아야"

입력 2014-10-21 21:30 수정 2014-10-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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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통일부를 취재하고 있는 윤설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윤 기자, 통일부 기자단이 항의서한을 보냈다는 건데, 이런 일이 흔치는 않은 일이죠?

[기자]

네, 지난주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한 차례 홍역을 앓았는데요.

기자단에는 총무 역할을 하는 간사가 있는데, 간사가 이런 서한을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 먼저 제의했고, 40여 명 정도로 구성된 통일부 기자단 가운데서 크게 반대하는 기자가 없어서 통일부 기자단의 이름으로 항의서한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어서 그런 겁니까?

[기자]

발단이 됐던 것은 지난 15일이었는데요. 이날 아침에 한 조간신문 1면 톱기사로 '이르면 오늘 남북 장성급 회담이 열린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연히 남북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통일부의 기자들이 사실 확인을 요청했는데요.

통일부에서 돌아온 답이라고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뿐이었습니다.

대국민 설명을 책임지고 있는 대변인의 발언 치고는 다소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커]

네, 그 장면은 저희들이 지난번에 보도해드리면서 보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남북관계 특수성도 있는 것이고, 예를 들면 투명성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과정은 조금 숨길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얘기가 나옵니까?

[기자]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요.

최소한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둘러대다가, 지난주에 북한이 장성급 회담에 대한 전말을 공개하는 바람에 우리 정부가 크게 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잖습니까.

국민들의 관심이 상당히 많은 대북관계에 있어서는 그게 통일부가 됐든 청와대가 됐든 간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네, 사실 그때 어느 기자가 질문을 하더군요. 우리가 모른다고 얘기해도 나중에 북한이 그냥 다 공개해 버리면 그땐 어떡할거냐 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질문이 일종의 예언이 되어버렸습니다.

[기자]

네, 사실 기자가 그런 질문을 하게 된 배경에도 과거에도 남북 관계에 있어서 전통문을 주고받다가 북한이 먼저 공개를 하면서 뒤늦게 정부가 공개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기자들이 예측을 했다면 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앵커]

네, 아무튼 박근혜 정부 대북 정책의 원칙은 투명성인데, 이번에 그것이 좀 흐려졌다 이렇게 봐야 되겠군요.

[기자]

그동안 정부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남북관계를 지켜나가겠다 이런 견지를 계속해서 주장을 해왔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지난 2월에 열렸던 남북 1차 고위급 접촉의 경우에는 북측이 비공개를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럴 수 없다, 투명하게 가겠다 라고 해서 공개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장성급 회담은 비공개를 우리가 먼저 요청해서 하면서 상당히 앞뒤가 다른,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필요할 때는 공개를 하고, 불리할 것 같을 때는 비공개로 돌리고 하는 모습들이, 앞으로 남북관계 이어갈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이렇게 하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가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서한을 통일부뿐 아니라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홍보수석실에도 보냈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정부 들어서 모든 남북관계는 청와대가 틀어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에도 사실 전통문을 주고받은 부분이라든지, 회담을 여는 과정에 있어서 청와대가 거의 키를 쥐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보도가 나온 이후에 설명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통일부에 공을 넘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사안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통일부 측에서 설명을 하다 보니 오보를 내보내기도 했었거든요.

때문에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청와대의 비밀주의에 기인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MB 정부 이후에 남북관계가 사실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통일부의 위상이 예전만 못 하다는 얘기도 솔솔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한 부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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