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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재 별장 어떻게 수색했길래…벽장안 유병언 놓쳤나

입력 2014-07-23 20:47 수정 2014-07-2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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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순천 별장 앞에 가 있는 이가혁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숲 속의 정원' 별장 앞에 나와 있습니다.) 당시 별장에 가봤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공간이 있습니까?

[기자]

제가 5월 말 두 차례, 오늘(23일) 세 번째 왔는데 인근 주민에 따르면 이곳은 과거 다른 사람이 찻집을 운영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안쪽에는 원목 가구들이 많았고, 나무 블라인드가 창문을 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5월 말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마치 잠시 외출한 것처럼 전자 집기류가 그대로 놓여 있었습니다.

뒤에 보시는 것처럼 지붕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2층 공간에 통나무 벽을 잘라 만든 3평 남짓한 은신 공간이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얼핏 봐서는 별장이 크게 보이지는 않는데요, 지붕이 높고 그 사이에 공간이 있었을 것이다, 수색팀이 거기에는 전혀 신경을 못 썼던 모양이죠?

[기자]

당시 검찰의 이른바 '별장 급습' 작전은 사실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저희 JTBC에서도 상당한 비판을 했고, 정확히 말씀드리면 5월 24일 밤 11시쯤 송치재 휴게소와 식당을 운영하는 추모 씨를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그곳에서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이곳 별장에 대한 수색은 다음날인 25일 밤 9시 30분이 되어서야 시작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은신 공간은, 외부에서 보기에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통나무가 잘 짜여 맞춰져 있었다고 했고, 영화에서 보면 마치 외부로 가는 통로가 보이지 않는 비밀공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검찰이 당시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검찰의 당시 수색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은 워낙 미스터리 영화 같은 장면이 많이 있긴 하니까요, 수색도 끝났고 거기서 잡히지 않았고, 유씨가 계속 있어도 될 법한데 굳이 빠져나간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기자]

일단 검찰에 별장이 노출되고 주변에서 자신을 돕던 사람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검찰 압수수색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을 방문했고, 이른바 보상금을 노린 '유병언 헌터'까지 몰리면서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 당시 이미 그런 일이 있었다면 한참 지난 지금 이 내용을 검찰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기자]

검찰도 정확히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경찰이 이 별장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으로 발부되는 즉시 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순천경찰서장 명의로 이곳에는 '접근금지' 팻말이 크게 붙었고, 이런 경우 경찰이 먼저 압수수색을 해서 당시 검찰의 치부가 경찰에 의해 드러나면 그것을 또 가만두고 볼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찰도 이 같은 '검경 대립구도'를 의식한 듯 "이번 압수수색은 검찰의 발표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설명하긴 했습니다.

또 내일이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째인데, 현재 경찰이 유병언 전 회장 시신 발견과 관련해 초기 대응 미숙으로 굉장한 비판을 받고 있는데, 검찰도 당시 비밀공간을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해 외부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그 비판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니 자진해서 말하고 털고 가자는 계산일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내용 그대로라면 그 당시 조금 신경 써서 수색했다면 지금 이런 결과는 아니지 않겠냐는 말이 성립되는군요. 이가혁 기자가 별장 앞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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