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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도 버리니 나도 버린다? 대학가 원룸 '쓰레기' 몸살

입력 2015-11-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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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0일) 밀착카메라는 대학가 원룸촌에 마구잡이로 버려지고 있는 쓰레기들을 담았는데요. 종량제 봉투를 보기가 힘듭니다. 지자체가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고 나섰는데요.

고석승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가 인근 원룸촌입니다.

쓰레기 수거 시간이 이미 지났는데 어찌 된 일인지 골목에 쓰레기가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가 대부분인데요.

이쪽에는 개 사료 포대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보이고요. 여기에는 낡은 돗자리도 이렇게 버려져 있습니다.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된 건 춘천시가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대학가 원룸촌을 중심으로 쓰레기 무단 투기가 극성을 부리자 고심 끝에 규격 외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일종의 충격요법인 셈입니다.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오수가 골목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길윤자/강원 춘천시 석사동 : 보이는 것도 그렇고 냄새도 그렇고요. 고양이가 (쓰레기봉투를) 막 뜯어놓고 흩어져 있으면 진짜 그럼 지나가기도 싫고 그래요.]

여기도 이렇게 골목 한 켠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데요. 특히 이런 시계나 의자 같은 대형 쓰레기의 경우에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서 버려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이렇게 방치돼 있습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동네를 잠깐 둘러보는 와중에도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학생들이 곳곳에서 목격됩니다.

왜 종량제 봉투를 이용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쓰레기 무단 투기 학생 : 다 같이 버리니까 사람 심리가 그렇잖아요. 저도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죠.]

최근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들도 쓰레기 무단 투기를 일삼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 (쓰레기를 어떤 봉투에 담으셨어요?) 배달 음식 봉투요. 배달하는 거요. (쓰레기 봉투가 따로 있는 거 모르셨어요?) 잘 모르겠어요.]

도대체 안에 뭐가 담겨 있는지 내용물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보시면 김치전이나 반찬 같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보이고요.

우유팩 안에도 음식물 쓰레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또 이렇게 낡은 티셔츠도 버려져 있고 여기에는 화장실에서 쓰고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휴지도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있다고 해서 모두 제대로 버린 것은 또 아닙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만 담으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 들어있는 것들을 보면 종이, 플라스틱, 캔처럼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만 담겨져 있습니다.

단속에 나선 시청 공무원들이 쓰레기 더미를 일일이 뒤집니다.

[엄광기/강원 춘천시청 청소행정과 : 이쪽은 불법 투기가 한 70~80% 돼요. 지금 보시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한 게 별로 없어요. 저희가 단속을 해보면 학생들이 90% 정도예요.]

쓰레기에서 인적사항을 확인해 집까지 찾아가보지만 상당수가 집을 비운 상태입니다.

[엄광기/강원 춘천시청 청소행정과 :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저희가 야간이나 다음날 오전에 다시 방문하죠.]

대학가 원룸촌 쓰레기 문제는 한두 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학생과 고시생이 주로 사는 서울 관악구의 한 주택가.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하는 날이 되면 담당 공무원들의 일손이 바빠집니다.

[이병기/서울 관악구청 행운동주민센터 : 이걸 재활용을 어떻게 하겠어요. 이건 쓰레기란 말이죠. 다 분리해서 재활용은 재활용품대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조사해서 과태료 물리고요.]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버린 쓰레기 때문에 주민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잠깐의 시간과 적은 돈을 아끼기 위해 양심까지 버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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