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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구경인지 차 구경인지…국립공원, 무질서에 몸살

입력 2015-10-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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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미세먼지도 걷혔다고 하고, 단풍 즐기러 산에 한번 가야겠다… 이제 하실겁니다. 그런데 너무 인파가 몰리다보니 "단풍보러온거냐, 사람보러온거냐." 이런 얘기들이 터져나옵니다. 밀착카메라로 전해드립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리산 노고단으로 가는 마지막 휴게소가 있는 성삼재입니다.

현재 시각은 오전 7시가 채 안 됐고, 이곳은 아직까지 이처럼 한산한 모습인데요.

하지만 단풍을 보러 온 등산객이 이곳으로 몰리면서 상황은 돌변한다고 합니다.

새벽 6시 반, 주차장 한쪽은 이미 차량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두 시간이 지나자 나머지 주차장에도 남은 자리가 없습니다.

[현재 성삼재 주차장이 만차입니다.]

총 250대 차량을 이곳에 주차할 수 있는데요. 오전 9시부터 이처럼 만차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쪽을 한번 보실까요? 주차장 입구에는 한쪽에 이처럼 갓길주차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갓길 주차 행렬은 1km 이상 이어집니다. 유턴을 하거나 역주행하는 차도 있습니다.

혼잡한 차량들 사이로 등산객이 올라옵니다.

[김진자/광주광역시 금호동 : 주차장이 만차여서 차는 가운데로 지나가니깐 조금 위험하죠.]

지난 주말 이 주차장 이용객 수는 만 5천명이나 됩니다.

같은 기간 동안 7만 명 넘게 찾은 설악산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으로 향하는 남설악 탐방지원센터 앞입니다.

현재 시각은 새벽 2시 반인데요. 벌써 등산객들이 많이 와 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이 따로 없어 갓길에는 이처럼 대형버스들이 정차돼 있습니다.

대형 버스에서 등산객들이 도로 위로 내립니다.

새벽 3시, 입산 시작 시각이 되자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산으로 오릅니다.

[이영훈/대구 이곡동 : 대구에서 밤 9시에 출발했고요. 아무래도 빨리 설악산 대청봉을 밟고 싶고, 일출도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같은 시각, 한계령 휴게소 인근에는 경찰이 갓길 주차를 막고 있고, 낮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됩니다.

[박종목 경사/속초경찰서 : 새벽에 몰래 주차해놓고 원래 등산가면 안 되는데 하루종일 등산하는 차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새벽부터 나와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산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무질서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이번엔 노고단 대피소 위로 올라와 봤습니다. 자연공원법에 따라서 국립공원 내에서는 흡연이 제한돼 있는데요.

이렇게 흡연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건물 뒤쪽으로 오시면 바닥에는 구석구석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습니다.

떨어진 담배꽁초는 물론, 건물이나 차량 뒤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리산 등산객 : (국립공원 내에서 흡연 금지인데요.) 담배 안 피웠는데? 담배도 없는데?]

바위 아래에는 쓰레기가 모여있습니다.

나뭇가지와 바닥에는 먹다 버린 과일 껍질이 떨어져 있습니다.

'음식섭취 금지'라고 쓰여 있는 표지판 바로 앞에서 버젓이 싸온 술과 음식을 먹습니다.

[지리산 등산객 : 땀 많이 날 때, 갈증 날 때 물보다도 맥주가 더 갈증해소에 좋아요.]

[정종철/광주광역시 수완동 : 일단 보기 안 좋죠. 왜 여기까지 와서 저러고 있을까. 이게 과연 내 산이라고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같은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노고단 정상 입장객을 시간당 백 40명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윤상헌 팀장/국립공원관리공단 : 90년대 초반에 굉장히 훼손된 지역이다 보니까, 탐방 예약제를 통해서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설악산도 흡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설악산 등산객 : (흡연 금지인 것을) 몰랐는데요. 다 담배 피우길래, 담배 피우러 왔는데요.]

설악산의 단풍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일부 등산객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절정에 다다른 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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