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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백사장 '위태위태'…'땜질 복구작업'도 문제

입력 2015-11-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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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밀착카메라 순서입니다. 오늘(4일)은 사라지고 있는 동해안의 모래사장 얘기인데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땜질식의 복구작업을 하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울진 봉평해수욕장입니다.

한때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물로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곳이지만, 모래사장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돌과 모래로 만들어진 절벽이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해수욕장 화장실 앞입니다. 화장실 입구에서부터 두세 발짝만 걸으면 바로 앞에 모래 유실로 만들어진 낭떠러지가 있는데요. 한눈에 봐도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무너져내린 안전 펜스는 흉물처럼 방치돼 있고 전봇대는 곧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있습니다.

해변을 따라 들어선 상가들도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험해 보입니다.

[금진강/인근 상인 : 관광객들은 지금 전혀 없는 실정이죠. 저부터도 당장 어디 이런 곳을 관광 오고 싶겠습니까? 매일 공포감에 떨고 살죠. 하루하루 어떻게, 언제, 어느 때 집이랑 건물이 무너질지 모르겠고요.]

강원도 삼척의 원평해수욕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지난 1월 JTBC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을 당시와 비교해보니 그새 모래가 더 깎여 나갔습니다.

수억 원을 들여서 긴급 복구를 했지만 보시다시피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곳과 원래 백사장이 있던 곳의 높이가 대충 봐도 제 키높이 이상 차이가 나는데요. 직접 한번 재보면 어림잡아 2m 넘게 모래가 유실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양수/인근 주민 : 복구공사가 지금 올해 벌써 3년째인데 제가 알기로는 한 30~40% 정도밖에 공정이 진행된 게 없어요.]

해변을 가득 채웠던 소나무 400그루도 상당수 뿌리째 뽑혀 나가 버려서 지금은 일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삼척에서 해안을 따라 2시간 가량 올라가면 도착하는 속초 해변도 마찬가지입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방사재입니다. 모래유출을 막기 위한 시설인데요. 밑바닥을 보시면 모래와 바위로 채워져 있어야 할 공간이 모래가 모두 빠져나가서 이렇게 붕 떠 있습니다.

밤이 되면 더 심각해집니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강릉 정동진 해변입니다. 이곳 역시 해안침식이 진행되고 있어서 곳곳에 가파르게 깎여져 나간 곳이 많은데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밤에는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밤바다의 낭만을 느끼려던 관광객들은 불안함에 발걸음을 돌립니다.

[윤희영/부산 봉래동 : 가까이 가면 (아이들이) 빠질까 봐 저희도 걱정돼서 될 수 있으면 바다 쪽으로 못 가게 하고 있어요.]

정부와 지자체가 침식이 심한 곳을 지정해 집중 관리에 나섰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침식이 심각했던 강릉 안목해수욕장, 백사장 복원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문제는 모래를 다시 채워 넣어도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침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김인호 교수/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 동해안 같은 경우는 높은 파랑, 그러니까 고파랑이 와가지고 그 흐름이 과하게 움직이면서 모래를 이동 시키게 되는 거죠. (두 번째로는) 해안사구 지역에다 해안도로를 얹거나 해안 건축물이 들어서거나 하는 것 때문이죠.]

내놓는 대책이 대부분 땜질 처방 수준에 그치다보니 모래사장이 모래언덕이 될 정도로 침식은 여전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바다, 이대로 방치해둔다면 조만간 새하얀 모래사장은 옛말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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