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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으로 범죄 예방하는 '셉테드'…곳곳 관리 부실

입력 2015-10-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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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변 환경을 밝게 만들어 범죄 발생을 줄이는 걸 '셉테드'라고 합니다. 서울 염리동의 소금길이 대표적인 셉테드 구역입니다. 좁고 어두워 밤늦게 걷기 겁나던 골목길을 산책로로 조성해놓은 건데요. 회색 전봇대엔 노란색 옷을 입히고, 낙후된 담벼락엔 벽화를 그려 넣었습니다. 높이가 낮아 도둑이 쉽게 넘어올 만한 담장 위에는 조형물을 설치해놓기도 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모습은 어떨까요. 노란 전봇대는 불법 광고물 게시판이 됐고 캐릭터 조형물은 다 낡아 한쪽 구석에 방치됐습니다. 경찰은 셉티드 효과를 자랑하면서 앞으로 확대하겠다고 하는데요. 확대에 앞서 관리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선화 기자가 현장을 찾아 문제를 찾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면목동의 미담길입니다.

지난해 셉테드 사업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큰 길가엔 CCTV가 설치되고, 미담 사례가 적힌 현판도 걸렸습니다.

그런데 길 안쪽의 모습은 영 딴판입니다.

담 전체가 노란색으로 페인트칠 돼 있습니다. 하지만 골목을 돌아서면 바로 돌계단이 부서져 있고, 깨진 유리병 등 쓰레기가 방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는 아예 아무런 관리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남모 씨/주민 : 밖에는 벽화를 그려 놓아서 예뻐 보이는데, 집들이 허름한 곳, (골목) 안쪽으로 그려주시면 좋겠어요.]

서울 염리동의 소금길도 마찬가지입니다.

계단에 칠해진 페인트는 군데군데 벗겨져 오히려 미관을 해치는가 하면, 이마저도 어두워지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범죄 예방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중랑구의 경우 셉테드 사업 이후 5대 범죄 발생률이 1%밖에 줄지 않았고, 마포구는 도리어 올해 서른 건이 늘었습니다.

사업을 주관한 서울시와 해당 자치구는 서로 관리에 대한 책임을 떠넘깁니다.

[중랑구청 관계자 : 전담팀이 따로 꾸려져 있지 않습니다. (서울시로부터)'사업에 대한 유지관리를 이관함'이라는 공문 한 장 받은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셉테드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유지관리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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