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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검증도 없이…공공장소 묻지도 않고 '방향제 분사'

입력 2016-05-18 22:06 수정 2016-05-1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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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방의 세월호'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239명입니다. 그렇다면 집 밖으로 나오면 이런 물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매일 거치는 동선을 저희 취재진이 점검해 본 결과,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하철과 직장, 대형마트와 음식점, 그리고 어린이집과 키즈카페 등 곳곳에서 검증되지 않은 화학제품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폐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제품도 있었습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 지하철 화장실마다 방향제가 설치돼 있습니다.

[박선영/회사원 : 여러 곳에서 칙칙 소리 나면서 뿌려지는데 신경 쓰이고 방향제도 너무 많이 붙어있는데…]

서울 지하철 한 여자화장실입니다. 입구로 들어오시면,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눈앞에 스프레이형 방향제가 설치돼 있습니다.

양변기 끝에도 한 개 설치돼 있고요, 일부는 이렇게 기저귀 교환대 바로 옆 위치에 있어서 아이들이 스프레이형 화학제품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설치돼 있는 이같은 방향제는 1000여 개, 화장실 1곳당 평균 2개꼴입니다. 보통 10분 간격으로 공기 중으로 뿌려집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에 한 번 나와봤습니다. 여기 이렇게 화장실이 있는데요, 화장실에 방향제가 설치돼 있는지 제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33제곱미터 남짓의 작은 공간에도 방향제가 설치돼 있습니다.

마트나 백화점은 물론, 영화관에도 화장실마다 어김없이 방향제가 있습니다.

냄새를 잡고, 향기를 낸다며 곳곳에 설치해 놓긴 했지만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지 설치한 기관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 : 방향제에 대해서는 어떤 성분을 검사하라는 게 없나 봐요. 검사항목이 정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성분표를) 계약 업체에서 받아야 해요. (업체에서) 성분별 함유량은 제조비법이라고…]

해당 업체에서 자료로 제출한 방향제의 성분 일부 내역을 확인해 봤습니다.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는 성분인 벤즈알데히드나 피부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는 프로필렌글리콜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대다수에게 유해한 성분은 아니지만, 호흡기가 약하거나, 알러지가 있는 사람에겐 함유량이나 노출 정도에 따라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영자/서울 이촌1동 : 집에서는 전혀 (방향제)를 안 쓰고 있는데, 바깥에선 화학적인 냄새나는 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역겨울 때가 많아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향을 새로운 유형의 공기질 오염으로 분류하고 공공장소에서는 최대한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고금숙 팀장/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 : 내가 코로 마시는 생활 화학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정부도 모르고, 정부가 모르기 때문에 소비자도 모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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