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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 사태에 혼란, 분노…제주공항 24시간 밀착 취재

입력 2016-01-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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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7일)은 밀착카메라도, 이 제주공항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낸 혼란과 분노, 또 항의… 박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승객이 하나둘 들어오고 있습니다. 비행기 운항이 재개된 건 45시간 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공항은 마비 상태라고 하는데요. 취재진이 직접 가보겠습니다.

특별기 투입이 시작되면서 제주공항 활주로에선 2분에 한 번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렸습니다.

지금 이 비행기는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 35분 늦어졌는데요, 이륙과 착륙하는 비행기가 한꺼번에 공항에 몰리다 보니까 그만큼 시간이 지연됐습니다.

제주공항은 층마다 여전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제주에 도착한 승객이 내리는 공항 1층입니다. 우측에는 물을 나눠주는 모습도 보이고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들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위층은 어떤 모습인지 올라가 보겠습니다.

2층에 올라왔습니다. 바닥에는 박스와 스티로폼을 깔고 신발을 벗고 누워계신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만큼 지쳤다는 얘기죠. 말 그대로 노숙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닥 곳곳에는 과자와 빵 같은 먹을거리도 있습니다.

탑승수속을 밟을 수 있는 3층에 올라왔습니다. 이곳은 1층과 2층보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공간만 생겼다 하면 앉거나 누워계신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쪽으로 한번 보실까요. 어디가 끝인지 모를 긴 줄이 이어져 있는데요. 바로 발권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분들입니다.

기다림에 지친 승객들은 길목부터 계단까지. 발과 팔을 뻗을 공간만 나면 몸을 뉘었습니다.

한라산에서 펼칠 예정이었던 야영텐트가 공항에 등장했습니다.

[박봉민/경기 의정부시 : 한라산 걸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왔더니, 그때부터 비행기 결항됐다고 해서…헛웃음밖에 안 나오는 그런 상황?]

공항 곳곳은 승객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넘쳐납니다.

중국으로 떠나는 국제선 발권 창구 앞은 쓰레기장을 방불케합니다.

발권 데스크 앞입니다. 아래를 보실까요. 이렇게 과자 봉지며 종이백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쪽을 한 번 보시죠. 이쪽은 아예 바지며 티며 이렇게 한쪽 구석에 버려져 있습니다.

[제주공항 청소원 : 안 치워놓고 사람들이 그냥 다 버리고 가요. 매너가 하나도 없어요.]

오전 7시 13분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가항공사 데스크 앞에서는 표 구하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선착순으로 비행기표를 발권하며 창구마다 끝없는 줄이 이어졌습니다.

[조한신/충남 천안시 : 어제 대기자 명단 받는 데에 한 5시간 걸렸죠. 계속 서 있었어요.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줄 세우기 하고.]

한 항공사는 기존 주말 대기자를 먼저 보내면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김혜지/경북 포항시 : 전편 결항을 하고 전부 (주말) 대기자를 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저희는 비행기를 뺏긴 거죠.]

대형항공사 창구에서도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제주공항 체류객 : 재난 상황인 건 알겠는데 지방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서울 사람만 사람이냐고. 200명 타는 걸 왜 못 빼주냐고, 500~600명이 타야 보내주냐고.]

결항된 광주와 청주 등 지역 항공편을 인천과 김포행으로 편성했기 때문입니다.

[양진우/청주 우암동 : 그럼 (새벽) 3, 4시에 간다고 치더라도 그 시간에 가서 임산부 혼자 어떻게 해요. 비행편도 없어서 따로따로 분리됐는데.]

한 대형항공사는 탑승 가능한 좌석보다 더 많은 승객들에게 탑승 알림 문자를 발송해 현장에서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제주공항 체류객 : 무책임하게 말하지 말고 이 사람아. 24일까지 탑승을 시켜주겠다고 했으면 시켜줘야지. 여기서 6시간 기다린 사람은 뭐가 되냐고. 아예 그런 문자를 보내지 말고 아침에 오라고 하든지.]

[정춘모/광주 운암동 : 이것이 인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의 위력에 비해 인간의 대처능력이 무능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네요.]

취재진도 이제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편을 항공사에 문의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오늘은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대신 이렇게 내일 편 비행기 편을 구했습니다.

아무리 천재지변이라지만 승객들을 혼란에 빠트리게 한 점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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