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조금씩 출자해서 만든 게 의료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의료 생협'입니다. 그런데 가짜 의료생협을 만들고 돈벌이를 해온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황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의료생협이 운영한다고 알려진 인천의 한 요양병원, 의료진이 의료 장비를 밀고
병원 입구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곳은 실제론 소수의 투자자가 의사를 고용해 불법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입니다.
[병원 관계자 : 부원장님이 응대하지 말라고 하시거든요.]
[인근 주민 : 사무실로만 쓰는 오피스텔로 알고 있는데, 다 입원실이잖아요. 피난구가 없어요.]
의료생협은 조합원 300명에 출자금 3000만 원 이상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지역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1994년 경기도 안성에서 최초로 설립된 이후 현재는 380여 개에 달합니다.
그런데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등이 최근 설립된 의료생협 61곳을 조사한 결과, 80%가량이 사무장 병원이었습니다.
이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무료 점심으로 환자를 유인한 뒤 과잉진료와 처방을 일삼았습니다.
또 건강보험공단에 허위청구를 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보험급여를 챙겼습니다.
경찰은 35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하고 부당 청구한 보험급여 1510억 원을 환수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