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재가 난 건물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들이 무려 65억 원에 달하는 금괴를 훔쳤다가 붙잡혔습니다. 주인도 몰랐던 이 금괴는 10년 전 치매로 숨진 남편이 숨겨둔 겁니다.
박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서울 서초동의 건물에서 불이 났습니다.
인테리어 업자인 38살 조모 씨가 보수 공사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붙박이장을 뜯어내다 작은 나무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안에는 금괴 130여 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모두 65억 원어치였습니다.
조 씨는 함께 작업하던 인부 2명과 금괴 1개씩을 나눠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 날 저녁, 동거녀 김모 씨와 다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나머지 금괴들을 모두 훔쳐 달아났습니다.
조 씨는 금괴 일부를 팔아 고급 수입차를 구입했습니다.
유흥비로도 탕진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가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꼬리가 밟혔습니다.
[강종구 강력팀장/서울 서초경찰서 : 같이 동거하던 여자가 (조 씨를 찾아달라고) 심부름센터에 의뢰했고, 심부름센터에서 형사에게 연락한 것입니다.]
이들이 훔친 금괴는 건물주인인 박모 씨가 숨겨둔 것이었습니다.
박 씨는 부동산 재력가였습니다.
그런데 치매를 앓다가 숨지면서 가족에겐 미처 금괴의 존재를 알리지 못한 겁니다.
하지만 절도범들이 결국 경찰에 붙잡히면서 이들이 처분하지 않은 19억 원 상당의 금괴 40개를 다시 되찾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