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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군서 남한 소설가로…이호철 "북한서는 잠꼬대도 겁내"

입력 2013-06-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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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문제가 있는 한 나는 아직 쓸 것이 많다" 한국전쟁, 국군 포로, 이산 가족 등 분단 현실을 온 몸으로 겪은 소설가 이호철! '탈향', '판문점',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 분단 문학을 대표하는 현역 최고참 작가. 팔순을 넘겼지만 그의 문학 인생은 아직도 진행형!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이호철 작가가 바라본 남북 관계 문제점과 해법, 들어봅니다.

오늘(5일)은 특별한 분을 모셨는데요, 한국 분단 문학의 대표 작가! 세계 10여개국에 소설이 번역되기도 했는데요, 현역 최고참 이호철 작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Q. 한국전쟁 당시 나이는?
- 당시 19살이었다. 북한에서 고등학교 3학년때이다. 어린시절을 북한에서 보냈다.

Q. 한국전쟁 인민군으로 참전?
-6.25때 동원되서 보충역으로 8.26일 울진까지 갔다. 인민의용군 관리했다. 총도 한번도 쏘아보지 못했다. 9.26일까지 있었는데 그때 추석이었다. 그 이튿날 후퇴길에 들어섰다. 여기저기서 밥 얻어먹으면서 월정사에서 양양사람을 만나서 양양쪽으로 들어서서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다. 원래 인제쪽으로 패전병들이 갔다.

Q. 한국전쟁 당시 국군 포로로 잡혀?
- 양양에서 바위 밑에서 사흘 잤다. 국군들이 올라와서 남대천에서 포로로 잡혔다. 처음 심문 받은게 '남역사람 북역 사람' 첫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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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포로 탈출 후, 월남한 이유는?
- 포로로 잡혀서 올라가던 과정이 남역사람 북역 사람 무대이다. 포로 행렬에서 작은 자형을 만났다. 거기 주둔 헌병에 부탁해서 나왔다. 집에 가니 곧 중공군이 내려온다고 하고 원자폭탄 떨어진다는 흉흉한 소문에 내려왔다. 아버지와 함께 내려오는 아버지는 친구분 만난다고 하시고 잠깐 헤어졌는데 그 뒤로 못 내려오셨다. 1950년 12.9일에 부산에 내려왔는데 그때는 일주일 만에 올라갈 줄 알았다. 북에서도 문학공부를 했었다. 1955년에 첫 작품이 '탈향'이다.

Q. "인생에서 가장 잘한 건 월남" 이유는?
- 우리가 이북에있었으면 어떻을까 생각한다. 북에 있었으면 문학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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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974년 문인간첩단 사건 연루
- 소련은 저항이라도 가능했다. 북한은 그렇지 않았다. 두 체제를 다 경혐했다.

Q. 북한 방문, 어떤 일로?
- 98년 동아일보 기자들을 따라 9박 10일 갔었는데 아무도 못 만났다.

Q. 2000년 이산가족 상봉 때 여동생 만나
- 2000년때 열살 아래 여동생을 만났다. 부모님은 다 돌아가셔서 못 뵜다. 우리는 울지말자 했다. 다들 너무 심하게 울었다. 나는 울지 않아도 어떤 울음보다 더 짙은 울음이 있었다. 그 이후 여동생을 못 만났다. 일본을 통해서 편지를 몇 번 보냈다. 편지에 돈을 넣어서 보냈다. 일본 교포는 양심적이라서 괜찮았는데 중국교포들한테는 사기도 당했다.

+++

Q. '판문점2' 집필 동기는?
- 가족 만나려 기자를 사칭해서 북에 갔다왔다. 그 이후 판문점을 썼다. 이후 5.16때 몰래 숨어있기도 했다. 북한 사람들 접촉한 것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내가 판문점에 간 것으로 안 사람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때보다 남북 관계가 더 안 좋아졌다. 당시 판문점에서 북쪽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김정일 장례식을 보고 충격 받았다. 북한이 저 지경이구나 생각했다. 건 왕조사회다. 레닌 묘하고 비교하면 엄청나다. 1948년 김일성은 일본과 싸운 민족의 영웅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민족의 악마가 없다. 세상변화라는 것은 진리가 없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게 진리이다. 인민들이 굶고 있는데 독재가 세습되고 있다. 여기는 자유이다. 여기서는 사기꾼도 도둑질도 팔자로 태어나면 사기도하고 도둑질도 한다. 그러나 이북 사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북 사람들은 삐쩍 말라서 주눅 들어있다. 그러나 남쪽은 자유 방종이 문제이기도 하다. 북쪽은 자다가 잠꼬대를 하는 것도 겁내는 사회이다. 그런 독재이다. 내가 남쪽에서 형무소에 두 번 들어갔지만 생각하는 것은 자유였다. 이북보다 생각하는 것은 자유로웠다.

Q. 분단문제 다루는 다른 작가들과의 차이는?
- 실제 경험이 없어서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얼리즘 소설은 경험한 것도 안 한게 크게 차이가 있다. '중국 민관과의 대화'라는 책이 사흘 후에 나온다. 지금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그 광경이 담긴 책이다.

+++

Q. 정부의 대북 정책 평가는?
- 박 대통령이 잘 하는 것 같다. 우선 평화기조를 저변에 깔고 가면서 강경하게 하는 것 같다. 역대 정부가 북을 잘못 길들인 점도 있다. 그런 양면을 잘 조화시켜야 한다. 중국이 많이 변화했다. 그렇다고 통일이 당장 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프랑스에 가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남북관계가 지겹다. 물론 사람들이 우리 정치외교국제 정세에 대한 통일 시점을 분석하지만, 이제는 우리 산천의 운세로 생각한다. 아직은 통일에 이르지 못한 운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날 우리가 운지 하지 못하는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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