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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양치기' 된 기상청의 오보

입력 2016-08-23 18:52 수정 2016-08-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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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아나운서]

기상센터에서 날씨 전해드립니다. 좀처럼 폭염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은 30일 넘게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고, 오늘(23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될 전망입니다. 더위는 이번 주 중에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오늘 낮 동안 서울은 34도, 대구 32도까지 오르는데요, 이렇게 33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금요일까지 계속되다가 주말부터는 대체로 30도 안팎까지 떨어지겠습니다. 주말에 폭염이 한풀 꺾일 거라고 하는데요.

네, 하도 속다보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저 말이 생각납니다. 주말에는 폭염이 꺾인다는 예보가 이번에는 맞을까요? 아마 예보하는 기상청도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일일 기상캐스터 강지영이었습니다.


+++

네, 'Talk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제가 일일 기상캐스터로 변신해서 날씨 예보를 해드렸는데요. 지금 저 예보, 구체적인 온도만 다르지 지난 몇 주 동안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부장, 그동안 클로징에서 더위 이야기 몇 번이나 하셨는지 아세요?

[앵커]

아 그래요? 몇 번 안 한 것 같은데. 제가 더위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했어요?

[강지영/아나운서]

네, 좀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부장님께 헌정하는 영상 준비했습니다. 보여주시죠.

"서울이 36도를 기록했다는데요."
"정말 더운데"
"주말까지 아주 덥다는데"
"날씨가 여전히 더운데"
"날씨가 더우니까"
"건강관리 잘 하시고요."
"회사가 크게 덥지 않으니까 열심히 일하면서 더위를 이겨냅시다."

[앵커]

더우니깐 우리 반장들 건강이 걱정돼서 한 얘기죠. 아니 전에 양 반장이 야근만 모아서 만들어가지고 나를 '야근 대마왕'인가요? 그렇게 만들더니… 믿었던 강지영 아나운서까지 그러네.

[강지영/아나운서]

부장님 애정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부장님이 매번 클로징에서 더위를 조심하라고 할 정도로 시민들도, 정치부회의도 폭염에 지칠대로 지쳤는데, 그런 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한 게 바로 기상청의 잇단 오보였습니다. 폭염이 꺾인다고 예보한 것이 벌써 세 번이나 되는데 그때마다 틀렸습니다.

지난 8일에는 광복절이 지나면 한풀 꺾일 거라고 했지만 정작 16일에 서울은 34도를 넘어섰고, 14일 예보에선 폭염이 18일 이후에야 꺾일 거라고 했지만 역시 그날도 폭염은 이어졌습니다.

18일 예보에서도 내주부터 폭염이 누그러진다고 했는데 22일에도 더위는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기상청 홈페이지에도 비판의 글들이 이어졌는데요. '악플 달고 싶어서 가입했다', '이젠 안 믿는다, 일을 하긴 하냐?' '인간적으로 날씨 너무 안 맞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이 9월에도 계속 덥다는 예보를 했는데요, '내일 날씨도 못 맞추면서 9월 날씨를 예보하냐'는 비아냥의 댓글이 많았습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뭐 예보를 하는 거니깐 다 맞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은데… 그런데 기상청은 왜 자꾸 틀린다고 합니까?

[강지영/아나운서]

기상청에서는 "한반도가 안정한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 발달이 억제돼 강한 일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상보다 공기가 정체돼서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 발달이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기상청은 '오보청'이라는 비난은 꽤 된 것 같은데요. 한때는 장비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슈퍼컴퓨터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는데도 여전히 오보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정강현/반장]

언제는 장비 탓만 하더니 장비를 갖춰져도 못 맞추네요. 기상청 예보 하니깐 예전에 유명했던 김동완 통보관이 생각나네요. 매직 들고… 이 분이 지금 82살인데 아직도 활동을 하시더라고요.

[강지영/아나운서]

날씨 예보의 전설로 통하는 김동원 통보관은 JTBC의 전신인 TBC에서 일기예보를 하면서 인기를 모았는데요, JTBC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동완/기상통보관 (2012년 9월 28일) : 자연현상을 극단적인 표현을 해서는 아니 되는 겁니다. 기상캐스터들이 하는 이야기는 확정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이렇게 될 것이다'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말하자면 예보할 때 표현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 건데요, 또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선 요즘 기상청이 슈퍼컴퓨터에만 의존한다고 비판하면서 경험을 쌓은 예보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얘기들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요.

[앵커]

네, 좋은 얘기입니다. 할 얘기 있어요? (강지영 야근 좀 시키시죠?) 강지영 아나운서는 평소에 너무 열심히 일을 해서요, 야근할 필요가 없어요. 오늘 예보와 달리 낮에 JTBC가 있는 상암동엔 소나기가 내렸잖아요? 물론 국지성 소나기까지 맞추기는 쉽지 않겠죠. 어쨌든 주말에 폭염이 누그러진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아까 이명 박 전 대통령의 말처럼 거짓말이 안 되길 바라고요, 저도 정말 이 더위에 우리 반장들 건강 걱정 더 이상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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