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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교명'을 바꿔라!

입력 2016-08-17 19:08 수정 2016-08-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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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먼저 부장께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하신 지 꽤 되셨죠. 혹시 그때 생각나시나요?

[앵커]

글쎄요, 꽤 되진 않았는데… 제가 생각보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00국민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양원보/국회 반장]

부장, 요즘은 초등학교 아닙니까. 여기서 부장의 커리어가 딱 공개되는 건데… 저는 조회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소위 '땡땡이'를 많이 쳤던 기억이 납니다.

[정강현/여당 반장]

저는 주로 반장을 해서 전체 차렷, 경례했던 거요. 그 기억이 나네요.

[강지영/아나운서]

네, 정강현 반장은 커서 또 반장이 되셨네요. 이렇게 깨알자랑을 하시는데, 말씀드린 대로 오늘은 학교 얘기입니다. 자세한 건 화면으로 보시죠.

+++

오늘은 학교를 찾아와봤습니다. 학창시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기억하는 학교에 대한 추억들이 마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면 어떨까요? 오늘 톡쏘는 정치에서는 학교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0일 경기도교육청은 광복 71주년을 맞아 교명 변경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학교 이름을 바꾸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바로 여기에 일제강점기 시대의 잔재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만 다니던 학교엔 동쪽을 뜻하는 '동'이나 '중앙'이 붙었습니다.

반면 '서남북'이 붙는 것은 한국인이 다니는 학교였는데요. 한국인에 대한 우월의식을 나타내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겁니다. 경기도교육청이 교명을 전수조사해봤더니 이렇게 일제 잔재 가능성이 큰 학교는 교내에만 모두 104곳으로 드러났습니다. 도교육청은 이런 학교에 대해서 교명변경을 검토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재정/경기도교육감 (지난 10일 기자간담회) : 학교 이름이 장난도 아니고 동서남북이 왜 그렇게 무분별하게 많이 쓰이고 있는지 의아했다. 학교 이름들을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반영한 교육적 의미로 변경해야 한다.]

동서남북식 작명에 숨은 뜻 확인하셨나요? 그런데 이런 작명법이 워낙 많다 보니 가끔은 엉뚱한 오해도 생깁니다.

전북 김제에는 모 방송인의 이름과 같은 '김제동' 초등학교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는데… 알고 보니 '김제 동' 초등학교였다고 하네요. 보시다시피 이분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앵커]

띄어쓰기 잘해야겠네요. 그런데 아까는 당황해서 국민학교라고 잘못 말했는데, 일본식 표현이라고 해서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었잖아요?

[강지영/아나운서]

그렇죠. 제가 입학할 때 딱, 초등학교로 바뀌었거든요. 이밖에도 유치원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독일어를 일본식으로 번역한 표기라고 합니다.

또 훈화나 회고사도 전형적인 일본식 표기입니다. 훈화는 일본 군대식 용어고요, 학교장 회고사도 일본어에서 따온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들을 빨리 바꾸자는 주장이 쭉 나왔었는데요. 들어보시죠.

[김동석 대변인/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특히 교육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식 용어 부분은 반드시 좀 개명하고 개칭할 건 개칭해야 된다는 것이 교총의 한결 같은 주장이었고요. 이런 것은 교육적인 논의 구조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사회에 남아 있는 일제식 잔재 용어를 걷어내야 된다…]

[강지영/아나운서]

한편으론 꼭 방위식으로 썼다고 해서 이걸 모두 일본식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광복 이후에 개교한 학교들도 있으니까요. 또 막상 교명을 바꾸는 문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주장도 있고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습니다.

[안소현/서울시 상암동 : (초등학교 이름에 일본식 잔재가 남아 있다고 해서 고치려는 시도들이 있거든요.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일단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그 자체에 대해서 예시를 많이 사람들에게 알리면 더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어느 초등학교의 경우에 어떤 잔재가 어떻게 남아있다, 그런식으로. 그러면 많은 분들이 더 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최인호/하남시 별내동 : 일단은 조금 오랫동안 잔재가 있다 보니까 혼란은 야기되겠지만 변화하는 것은 동감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큰 효과가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그러면… 조금씩 개선하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전수빈/광주시 문흥동 : (초등학교 이름에 일본식 잔재가 남아있다고 해서 고치려고 하는 추세거든요.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은 당연히 바뀌면 좋은 거긴 한데 실상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문준희/화성시 동산동 : 갑자기 바꾸면 옛날 어르신 분들은 조금 힘들 것 같아요. 동창회 같은 것도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지 헷갈릴 것 같기도 하고요. 애매할 것 같아요.]

[강지영/아나운서]

경기도교육청은 철저히 고증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했는데요. 언어부터 문화까지, 아직도 남아 있는 일본식 잔재들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광복 71주년을 계기로 차분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앵커]

마음대로 바꿔버린 이름 대신 제 이름을 찾아주는 이 작업이 빨라질지, 아니면 또다시 흐지부지될지는 앞으로 남은 과제겠죠.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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